<샬롯의 거미줄>은 어린이 동화지만 어른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랍니다~!
우리는 보통 돼지는 더럽다, 거미는 징그럽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지요. 책에서는 바로 이 두 동물이 주인공이 되어 특별한 우정을 보여줍니다. 무녀리로 태어나 죽을 위기에 처했지만 펀의 도움으로 살아난 주인공 윌버는 친구인 샬롯 덕분에 대단한 돼지, 근사한 돼지, 그리고 겸허한 돼지로 거듭납니다.
살아있는 곤충들을 잡아먹어 잔인해보이는 거미 샬롯은 먹이를 챙겨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자신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윌버에게 말하며 그것들이 최대한 고통스럽지 않게 미리 마취를 한다고 고백합니다. 그리고 샬롯은 윌버에게 누구보다 다정하고 진실된 친구가 됩니다.
“왜 나에게 그렇게 잘해 주었니? 난 그럴 만한 자격이 없는데. 난 너에게 아무것도 해 준 게 없어.”
둘은 서로에게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은 채 서로를 이해하고 위험에 빠졌을 때 온 힘을 다해 도와줍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특히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이상 진정한 친구를 만나기 어렵다고 느끼는 우리 기성세대들에게 윌버와 샬롯의 우정은 큰 위로와 희망을 줍니다.
이 책의 이야기는 윌버와 샬롯을 중심으로 돌아가지만 애러블 가족과 주커만 가족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특히 맨처음 윌버를 죽음의 위기에서 구해낸 펀의 성장을 눈여겨보게 됩니다.
어린시절 동물이나 인형과 대화했던 경험, 한번쯤 다들 있지 않으신가요? ㅎㅎ 순수한 마음을 지닌 펀은 동물들의 말을 알아듣는 것으로 이야기 속에 등장합니다. 펀은 처음에 매일 헛간에 와서 윌버와 샬롯 그리고 다른 동물친구들을 온종일 지켜보고 있죠. 그로 인해 엄마의 걱정을 사기도 합니다.
하지만 펀이 자라나면서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점점 많아지고 자연스럽게 헛간에 자주 오지 않게 됩니다. 어린시절 끔찍이 아끼던 인형들에 어느새 무심해지고 하나 둘 그것들을 정리하게 되는, 이렇게 자연스레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펀을 통해 다시한번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리뷰의 마지막으로 윌버가 샬롯이라는 진실한 친구를 만날 수 있었던 까닭을 생각해 봅니다.
윌버는 무녀리로 태어났지만 펀에게 무한사랑을 받고 어린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긍정적이고 밝은 아기돼지로 자라났죠. 새로 이사온 주커만 삼촌의 헛간에서 윌버는 외로웠지만 멋진 하루계획을 세우며 친구를 찾습니다. 윌버는 친구가 한명도 없다는 사실에 흐느껴 울기까지 하는 감수성 풍부한 아기돼지였지요.
그런 윌버를 지켜보다 친구가 되고싶다고 말하는 거미 샬롯에게 윌버는 아무 편견 없이 다가가 '넌 참 아름답구나'라고 말합니다. 처음엔 먹이먹는 모습을 보고 잔인하다고 오해했을지언정 시간을 두고 지켜보며 샬롯이 친절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점차 깨닫게 됩니다. 윌버와 샬롯의 만남은 어쩌면 우연에 불과했지만 서로에게 편견을 가지지 않았고 솔직한 대화를 통해 서로를 알아갔기에 진실한 마음의 친구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쉬운 문장으로 쓰였지만 재미있고 감동적인 내용의 <샬롯의 거미줄>은 원서로 읽어도 좋고, 번역본도 훌륭해서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참 좋은 책이라 꼭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