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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불평등

[도서] 재난 불평등

존 머터 저/장상미 역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4점

 

 책 제목 '재난 불평등'을 보고 처음엔 의아했다. 재난은 인간이 다스릴 수 없는 자연재해인데 불평등을 논한다는 자체가 성립되기 어렵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다만 책을 읽으면서 동일한 재난을 겪은 국가 또는 도시들이 재건 과정에서 격차가 발생하는 것, 재난이 권력과 자본, 정치적인 이유로 다루어지는 모습 등을 보면서 이해할 수 있었다.

 

 먼저 발생하는 재난에 대해 과학적으로 '왜' 발생했는지는 연구할 수 있지만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기 답을 내리기 어려우며, 재난에 대처해야 하는 방법을 찾을 때 권력을 가진 이들이 이익을 위해 정치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며 사실은 플라스틱 빨대가 해양오염의 주요 원인이라는 입장의 주장 이후 실제로 빨대는 주요 원인이 아니나, 일부 세력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거짓된 이야기를 꾸며내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며 정확한 정보를 알기 어려워 혼란스러워 했던 기억이 났다. 자본과 권력의 힘이 재난을 돈벌이 기회로 악용하려는 현상을 볼 때마다 혐오를 느낀다. 어디선가의 재난은 생존을 위협하고 있기에 이런 상반된 모습은 안타까울 따름이다.

 

 또 하나 직면하여 안타까웠던 부분은 재난당 사망자 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가난이라는 점이다. 빈민촌에서 살며 위험 가까이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과 안전한 지역에 터를 잡는 부유한 계급의 차이는 재난의 앞에서 너무나 사실적으로 드러난다. 개인의 경제적 차이에서 넓은 범위로 보면 국가의 경제력도 중요한 원인이 된다. 재난을 관리하거나 예측, 복구하는 기관들도 대체로 부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지루하기는 했지만 재난 관련해서 한번쯤 읽기 좋았다. 

 

 

‘부자가 이기고, 가난한 사람이 진다.’ 불평등이 극심한 세상에서는 자연재해의 결과 또한 불공평할 것임을 확실히 짐작할 수 있다. 재난은 어떤 면에서는 부유하든 가난하든 모든 사람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지만, 결코 모든 사람을 즐겁게 하지는 못한다. 재난은 모두가 서로를 끌어 주는 계기가 될 거라고 믿고 싶겠지만 그렇지 않다. 각 집단에 끼치는 영향이 매우 다르고, 각 집단이 대응할 방법도 엄청나게 다르기 때문에, 재난은 각자를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가게 되는 계기가 된다. 각 집단이 재난을 활용하는 방법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르다. 부자는 이용하고, 가난한 사람은 못한다. 슘페터의 광풍은 부자의 요트에 바람을 불어넣지만 가난한 자의 부실한 탈 것은 가라앉게 만든다. 부자는 더 멀리 피할 수 있지만 가난한 사람은 빈곤의 덫에 갇혀 있거나 덫 안쪽으로 더욱 미끄러져 들어간다. p.278~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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