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원하는대로 이루어지는 깡꿈월드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잘난 인생에 치여
내 인생을 귀히 여기지 못합니다.
나는 왜 이렇게 밖에 살지 못할까?
나는 왜 이렇게 안되는 걸까?
지금 땅굴 파는 사람이 있다면 오늘의 책을 추천합니다.
찌질한 네남자의 이야기
1018. " 망원동 브라더스 " 입니다.
나는 35세의 무명 만화가이다.
현재는 만화가의 명함을 이불 삼아 덮고자는
백수로 서울 망원동의 8평짜리 옥탑방에 살고 있다.
그리고 여기 한 남자, 김 부장은
한때 나의 만화를 책으로 내주었던 은인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더운 여름날
우리 집으로 들어오는 그를 보니 이젠 원수라 불러야 할 것 같다.
그는 가족들과 함께 캐나다로 떠났지만 혼자서 돌아왔다.
가진 돈을 모두 가족에게 주고 온 것인지
김부장의 모습은 나와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였다.
취직을 원하지만 맘처럼 되지 않는
그는 그저 백수 2에 불과했다.
우리 둘은 말없이 한강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을 바라본다.
이들은 다 어디에 직장이 있고, 어디에 집이 있는 걸까?
아버지가 부자이거나 물려받은 재산이 없다면 성인이 되고
자기 꿈을 꾸며 살기엔 너무나 힘든 세상이다.
그래 나는 입만 살아있는 루저다.
그리고 여기 또 다른 루저가 내 집으로 들어왔다.
그는 나의 그림 싸부이자
조만간 황혼 이혼을 앞두고 있는 50대 남성이다.
우리 셋은 어쩌다 보니 한 집에 살게 되었다.
좁은 집보다 더 심각한 건 돈이 점점 바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식비를 벌기 위해, 한 끼를 때우기 위해
집 앞 마트에서 주최한 빨리 먹기 대회에 출전했다.
그곳에서 삼척동자로 불렸던 후배를 만났다.
잘난 척에 할 말도 많고 넉살도 좋던 놈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 되었다.
이놈까지 총 4명.
20,30,40,50대로 이루어진 우리는
남들이 보기에 할 일 없는, 미래도 없는
백수이지만 나름 행복한 삶을 보내고 있다.
낮술은 기본이고 오는 비를 안주 삼아
깡소주를 마시기도 하고,
남들에게 말 못 할 아픔들을 서로 어루만져 주기도 했다.
오갈 데 없는 루저들, 아무도 찾지 않는 실패자였지만
우리는 불행하지 않았다.
8평짜리 옥탑방에서 더위를 피해 겨우 잠들곤 했지만
꿈은 한 번도 잠든 적이 없었다.
그것이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 이유였다.
돈은 없었지만 따뜻한 마음이 있었고,
빽은 없었지만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 주었고,
미래는 없었지만 오늘의 행복이 있었다.
20대 만년 고시생 ‘삼척동자’,
30대 백수 ‘나’,
40대 기러기 아빠 ‘김 부장’,
50대 황혼이혼남 ‘싸부'
우린 그렇게 " 망원동 브라더스"가 되었다.
우리를 두고 누군가는 뒤처진 인생을 살고 있다고 걱정할지 모른다.
하지만 인생의 속도는 제각기 모두 다르다.
누가 출발을 빨리했다고 해서,
누가 더 멀리 갔다고 해서,
누가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할 순 없다.
느릿느릿 가도 괜찮다.
때론 둘러 가는 길 위에서 인생의 진리를 만날 수도 있고,
울다가 지쳐 포기하려는 순간 행복을 찾을 수도 있다.
세상과 인생을 건너가는 데 진지함만이 정답은 아닐 것이니
그대도 잠시 이곳에 머물러 잊고 있던 행복을 찾아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