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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도서] 페스트

알베르 카뮈 저/서상원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치명적인 전염병, 페스트를 소재로 한 알베르 카뮈의 명작 <페스트>를 읽게 되었다

현재 코로나 시대를 겪고 있는 우리에게 아주 적절한 선정 도서였다. 유명한 고전문학이라 한번쯤 들어는 봤지만 고전이기 때문에 고지식하고 재미 없을 것이라는 편견으로 쉽사리 읽어보겠다는 생각은 하지는 못했다. 이번 북클럽을 기회로 반강제적(?)으로 이 책을 펼쳐보았는데 생각보다 더 어려웠다. 디테일한 표현력 때문에 묘사가 아주 길어 가독성이 매우 떨어졌다. 또한,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나오는가 하면 성()이 나오기도 하며 그 인물의 직업으로 불리기도 해서 헷갈리게 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그럴때면 책을 다시 앞으로 넘겨가며 찾은 다음 돌아오기도 했다. 내가 가진 지식과 생각의 깊이로는 번역본을 지금 당장 다 이해하기란 어렵겠단 생각이 들어서 중간에 다이제스트판으로 나온 책으로 갈아탔다. 긴 묘사는 간략해지고 인물간의 대화를 위주로 이야기 내용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되어 있어 읽기가 편했다. (혹시나 나처럼 긴 묘사를 지루해하고 참을성이 부족한 독자가 있다면 다이제스트판을 추천한다!)

 

알제리 해안가의 평범한 도시 오랑에서 죽은 쥐 사체 발견을 시작으로 물밀듯 페스트가 몰려온다. 그 방역 대책으로 도시는 1년간 봉쇄되면서 폐쇄된 그 곳 안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나타낸 이야기이다이야기를 이끄는 주요 등장인물은 6명 정도가 있다.

시종일관 침착한 태도로 최전선에서 페스트와 싸우는 오랑시 의사 리외’,

성실한 태도로 리외를 돕는 시청 공무원 그랑’,

보건대를 만들어 용감하게 페스트와 맞서는 타루’,

취재를 목적으로 들렀다가 오랑시에 갇혀버린 기자 랑베르’,

전염병은 신이 내린 형벌이라 믿으며 종교로서 이겨내고자한 파늘루 신부’,

페스트를 이용해 물자 밀수하여 자신의 이득을 취하는 코타르가 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공감하며 읽었던 인물은 코타르이다이 곳에서만큼 솔직하게 발언하자면 나는 이번 코로나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고자 눈돌렸던 순간이 있기 때문이다. 나의 직업은 간호사이고 마침 코로나가 심각해질 올해 2월 무렵, 3년의 임상 생활을 마치고 퇴사를 한 상태였다. 돈이 당장 궁한 건 아니었지만 내가 하고자하는 공부를 하기 위해선 최대한 돈을 많이 모아두는 것이 좋은 쪽이긴 했다. 대구에서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병상수가 부족해지고 당장 환자를 돌볼 의료인력들도 부족해 의료인력 지원 공고가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 사실 공짜로 봉사하는 마음만 가지고 가서 일하라면 난 죽어도 싫다고 하겠다. 그런데 간호사로서 의료지원인력으로 들어가면 꽤 괜찮은 대우를 해준다고 했다. 두달을 꼬박 일하고 나오면 차 한대를 뽑을 수 있을 정도란 말이 떠돌 정도였으니.

그리하여 자원 요청을 여러번 내보았지만 연락은 오지 않았다. 코로나가 다시 좀 잠잠해질 때라 그랬던 것일까 생각하며 다시 코로나가 심해질 시기가 오면 기회를 잡아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이내 그까짓 돈을 위해 잠깐이나마 코로나가 다시 심해지길 바랬던 내 마음이 참으로 이기적이었단 생각이 들었다. 내 자신이 부끄러워 혼자만 알고 있어야지 했다.

하지만 다시는 내가 이런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지 않으려면 이곳에서라도 꺼내두는게 맞을 것 같아 털어놓아보았다전쟁이든 전염병이든 이런 국가적 재난상황이 도래하면, 리외 처럼 의연한 태도로 자신의 할 일을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코타르 처럼 상황을 이용해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는 이기적인 사람도 있다는 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 없는 것 같다.

 

이 책의 작가는 페스트를 직접 겪지 않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겪은 것 처럼 그 상황을 아주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어 참으로 대단하다 생각한다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시대적 상황과도 매우 비슷한 점이 많아서 가독성은 좀 떨어질지라도 충분히 흥미를 가질만한 도서였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가 이번 책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많아 리뷰를 하고 있는 지금도 자신이 없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이 다음에 꼭 제대로 완독하여 리뷰하겠다고 다짐하며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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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pdlffld

    본인의 치부를 들어내는 것도 무척이나 힘든 일이지만, 그것을 치부라고 인지하는 것 자체가 더 힘들다고 봅니다.
    문제를 해결하기위해선, 문제인식이 먼저 되어야하는게 지당한 순서라고 하죠. 이점에서 글쓴분의 자기성찰에 큰 박수를 드리고싶습니다.

    비록 '코타르'는 허구의 인물이지만, 이야기 종결부에 정신적으로 무너져서 길거리의 아무에게나 총을 난사하다가, 결국 경찰에게 제압당하고 말죠. 이런 '코타르'의 최후가, 그러한 삶을 사는 사람에게는 일어날 수 밖에없다는 것을
    작가 알베르 카뮈는 경고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요?

    2020.12.08 19:36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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