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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의 식탁

[도서] 통섭의 식탁

최재천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베스트셀러보다 숨어 있는 좋은 책의 깊은 맛을 주로 소개하는 그의 글에는 생명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통합적인 사고가 잘 배어 있다. - 표지 작가 소개글 중에서

 

 

저자는 머리말에서

 

 

  나는 독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의 책을 붙들고 씨름하는 게 훨씬 가치 있는 독서라고 생각한다. 모르는 분야의 책을 붙들었는데 술술 읽힐 리는 없을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책 한 권을 뗐는데 도대체 뭘 읽었는지 기억에 남는 게 하나도 없다. 하지만 기왕에 읽기 시작한 그 분야의 책을 두 권, 세 권째 읽을 무렵이면 신기하게도 책장을 넘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이렇게 하다 보면 차츰 내 지식의 영역이 넓어지는 가슴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라고 말한다. 그러니 그저 심심풀이로 책 소개를 하는 건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알면 사랑한다.'는 감성적 신념을 자주 언급함에도 이 책은 누구라 할 것 없이 자연과학과 생태학에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듯해서 저자가 소개하는 책을 모두 읽고 상식수준 이상의 지식을 쌓아야 한다는 중압감마저 살짝 느껴진다. 자연과학이나 생태학 분야에서 알아주는 유명 학자들, 대가들의 책이라 겁부터 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솔직히 다른 데로 시선을 돌리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왠지 이 책이 소개하는 책들을 읽고도 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면 저자에게 혼날 것 같은 생각마저 든다. 그럼에도 분명 저자가 강조하는 것처럼 이제는 우리가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고 '통섭'하여 경계를 허물고 분야를 아우르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는 사실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다루는 책들 하나하나를 '어떤 내용인지, 책을 쓴 저자는 어떤 사람인지, 그 책이 어떤 의미에서 읽어볼 필요가 있는지,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은 무엇이 있는지' 정성스럽게 소개한다. 진정 자연과학과 생태학 분야에 대해 조금은 신중하고 정성스러운 태도로 책을 읽고, 공부하길 바라는 속내가 잘 드러난다. 메인 요리에서 소개한 책들을 모두 읽을 수는 없겠지만 다만 한 두 권을 읽더라도 저자의 바람처럼 무지하고 무관심했던 분야에 대해 새로운 관심과 각성을 가질 수 있다면 좋은 책읽기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재미있는 차례를 가지고 있다. 제목이 '통섭의 식탁'이니 맛있는 음식들이 차려져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셰프 추천 메뉴 (오늘이 요리) , 에피타이저, 메인 요리, 디저트, 일품 요리, 퓨전 요리'의 여섯 부분으로 나누어 모두 60여권에 가까운 책을 소개하고 있다. 단연 가장 많은 책을 소개한 부부는 '메인 요리'부분으로 31권에 달하는 책을 소개한다. 실제로는 본격적으로 다루는 책들과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까지 소개하고 있으니 그 양은 어마어마하다.  '알면 사랑한다'는 신념 아래 우리가 지구의 환경, 자연 생태계를 바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지금 어떤 위험 수준에 도달해 있는지 체감하지 못할 뿐 아니라 인류가 계속해서 돌이키기 어려운 방향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우리가 무지해서 더 큰 문제를 만들어내는 데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있다.

 

 

저자의 의도에서 좀 벗어났는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나는 마지막 부분 '퓨전 요리'에서 소개된 책들에 더 많은 관심이 간다. 어찌되었든 작가가 어느 요리를 더 집중해서 먹으라고 하진 않았으니 취향과 흥미대로 읽으면 될 것이고 조금은 일하듯이(?) 정성스럽게 읽어줘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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