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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컬러

[도서]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컬러

김정해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좋아보이는 것들의 비밀 컬러.

감각이 없다는 말은 어떤 의미에서보자면 색을 조합하는 능력이 없다라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출판사 편집디자인 업무 인턴생활을 할 때는 정해진 레이아웃에 이미 셀렉팅된 사진만 넣는 기계적인 업무만 하다보니 미대출신인 사수의 전공이 크게 부럽지 않았다. 인턴을 마치고 분야를 바꿔 웹디자인으로 옮겨간 후에야 미대 '출신'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깨달았다. 그때 선배들도 말했었다. 전공이라서 잘하는 것이 아니고, 타고난 감각이라서 잘하는게 아니라 비전공자보다 많이 보고 많이 실습했기 때문이라고. 그때는 그저 나를 격려해주려고 하는 말인줄 알았는데 살다보니 그들의 말이 전부 옳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책<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컬러>에서도 이와 거의 흡사한 내용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미술 전공자는 컬러 감각이 남다를가?

컬러 감각이 없다며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디자이너들이 이러한 오해를 많이 합니다. 은근히 순수 미술 전공자들을 부러워하는 마음이 들어있죠.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해서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아니요"라고 대답하겠습니다. 39쪽




다만 시간이 경력과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 젊은 날 내게 조언해주었던 그들이 알려주지 않은 비밀이라면 비밀일 것이다.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기 위해, 컬러 감각을 기르기 위해 전문가들이 들려주는 훈련 방법은, 음악을 통해 듣기, 감성 키우기, 책(이론)으로만 배우지 않기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가령 내가 이 책을 읽고 이렇게 훈련하면 되는구나 깨닫고 평소처럼 다시 배색어플을 이용하거나 배색표를 가지고만 작업을 하려고 한다면 늘 비슷한 패턴, 즉 매너리즘에 빠질 뿐 결코 컬러감각이 늘지는 않게된다.


사는 동안 접했던 컬러는 컬러를 편애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요.

성장기에 다양한 컬러를 접하지 못했다면 낯익은 색깔들만 좋아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패션 감각이 뛰어난 부모님과 살았다면 어릴 적에 보고 경험한 것들이 디자인 자산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사할 일입이다. 69쪽


아동미술 수업을 듣는 요즘, 어릴 때 미술교육이 정말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하고 있었다. 정규 미술수업도 중요하지만 위의 말처럼 아이의 컬러 감각을 위해서라도 다양한 장소, 다양한 색을 보여주는 것이 참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공원을 나가서 풀잎을 떠올렸을 때 획일화된 색만 책으로 보여주거나 할 것이 아니라 빛반사에 따라, 비오는 날 비를 머금은 풀잎색이 또 다른 색을 가진다는 것을 체험하게 해주는 것의 중요성들 말이다. 책에서는 이를 두고 '컬러 편견'이라고 말하는 데 아마도 깨닫지 못한 상태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디자인 하는 전문가들도 많을거란 생각이 든다. 셀프테스트 도표를 통해 직접 확인 해보면 좋을 거 같다.




배색연습을 통해 감각을 키우는 방법, 디자인별 컬러 배색 사례 등도 좋은 참고가 되었다. 뒤이어 각 컬러별 특징과 사례가 정말 좋았는 데 어떤 색을 싫어한다면 그 자체를 싫어한다기 보다는 그 색이 가진 부정적인 부분을 싫어하는 것일수도 있다는 것이 좋았다. 결국 앞서 셀프테스트 도표를 작성하면서 느꼈던 호불호를 바탕으로 자신의 취향을 점검해볼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개인의 취향뿐 아니라 살아온 배경과 환경까지도 추리해볼 수 있는데 파랑의 경우가 그렇다.


전세계 사람들 중 80%가 좋아하는 색인 파랑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우리나라처럼 바다와 인접한 국가에서 선호하는 색입이다. 157쪽


색이 가지고 있는 특징덕분에 브랜드 마다 포인트 컬러를 정해서 자신들의 제품을 좀 더 분명하고 간단하게 전달하는 경우도 있지만 뱅앤올룹슨의 경우는 제품에 대한 기술 자체를 강조하기 위해 이러한 포인트 컬러 자체를 홈페이지에 정해놓지 않은 경우도 있다. 만약 쇼핑몰 기능을 가진 홈페이지라면 이런 점이 특히 중요한데 다양한 제품을 봐야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나치게 다양한 포인트 컬러가 시각적 피로감을 주어 쇼핑을 방해하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컬러를 어떻게 포인트 컬러로 사용해야 할 지에 대한 사례와 이론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포인트 컬러가 결정되면 서브 컬러도 정해야 하는데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경우 같은 디자인의 의상과 헤어를 바로 서브 컬러를 통해 마치 계속 갈아입는 듯한 효과를 주고 캐릭터의 성격을 줄 수 있도록 배색해야 한다.


디자인이 아닌 순수미술을 공부하고 있는 내게 이 책은 어떻게 보면 다소 이른 공부가 아닐까 싶었는데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컬러 감각에 대한 오해와 비밀을 알 수 있어서 좋았고, 어떻게 훈련해야 하는지도 배울 수 있어 좋았다. 무엇보다 예시로 든 작품들이 상업적인 디자인뿐 아니라 순수회화 작품에서도 전체적인 분위기를 결정짓는 것 또한 색이라서 좋은 공부가 되었다. 특히 예시로 등장한 작품의 경우 사이트 url과 참고도서 등을 전부 표기해주어 좀 더 알아보고 싶거나 해당 브랜드의 컬러의 변화등을 지속적으로 확인해 볼 수 있어서 편집 자체에도 세심함이 느껴져 컬러에 대해 공부하고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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