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이야기 하고자 하는 책일까. 먼저 이 책은 심리서일까, 동화일까, 아동용 일러스트일까, 어른들을 위한 책일까, 교훈을 심어주고자하는 책일까. 도대체 방향을 잡을 수 없는 가운데, 꼬맹이들이 그릴법한 그림체의 그림들이 펼쳐졌다.
1999년 티셔츠에 낙서를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그의 그림은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 후 "다윗과 골리앗"이라는 의류회사를 차려 [남자애들은 다 바보다] 시리즈의 티셔츠를 만들어 팔았는데 소위 말하는 대박이 터진 듯 했다. 백만벌 이상 팔리면서 히트를 쳤고 그는 결국 그림책을 냈다.
여자는 좋아. 남자는 나빠 정도의 이야기가 서로 비교되어 가며 한 페이지씩 나오는데 웃음이 나기 시작했다.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 아이들이 투덜거리는 식으로 자꾸만 읽게 되어 더 웃음이 났다.
"여자들은 달콤하고 향긋하고 모든 좋은 것들로 만들어졌지" vs "남자애들은 코딱지나 파고 머리에는 이가 득실득실하지" 페이지에서는 그냥 쓰러져서 웃었다. 뭐지? 이 책!!!
"모든 남자애들은 별 쓸모가 없어"가 진정성을 가진 멘트가 아니라 유머와 풍자라는 사실을 알지만 다음 문장을 읽으면서 세뇌되어 가는 묘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얼마나 멍청한지 보고 있으면 귀엽기까지 하다니까...."라니. 가끔 남자친구가 어린애처럼 툴툴거리는 경험했던 연애중인 여자라면 한번쯤은 이런 투덜거림 해 보지 않았을까. 멍청해서 멍청하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도 틀린 것을 알면서 자존심때문에 인정하지 못하고 고집을 피울땐 정말 밉다가도 슬그머니 웃게 만드는 것이 남자가 아닌지....
특히 남자친구 사용설명서에는 데이트 할때 기대하지 말아야 할 것, 이런 남자주의, 남자와 헤어지는 가장 좋은 방법들이 실려 있는데, 유머가 섞여 있지만 이들은 여성 연애서에도 실려 있는 덕목들일만큼 날카롭게 꼬집고 있는 리스트들이라 마냥 웃을수만도 없었다.
웃겼다가 정색하게 만들고 또 웃기는 이상한 노란 책. 이 책. 연애 심리서일까. 아동 일러스트일까. 아직 헷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