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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에게


아이야
덧창을 열어 놓으렴

보이진 않아도 저 비린 안개 너머
노래하는 작은 생명의 소리가
날아 앉을 수 있게.

살아보니 감사할 일은 밥알 수 만큼 많더라.
아이야, 백 열두해의 봄을 만나보면 자연스레 알게 될 일.


아이야,
덧창을 열어 놓으렴

푸르름을 베어 문 작은 꽃싹들이
이 안을 구경할 수 있게.

밤새 안이 궁금해 몸살을 앓다가
빼꼼히 들여다 보며 그 잎을 틔울 수 있도록.
아이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는 일은 축복.


아이야,
덧창을 열어 놓으렴

포롱포롱 뛰노는 동무들을 볼 수 있게.

되돌아온 나도 열두살, 너도 열두살.
청춘의 봄은 저버렸지만 마음의 봄까지 어찌 할 수는 없는 일.
쑥밭 아래 묻히는 그 날까지 나의 시간은 그래서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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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호랑냥이

    청춘이라는 시제를 받고 그림 한 점을 그려보았습니다. 봄꽃이 피고 쑥밭이 있고 아이들이 뛰노는 저 구석에 네모칸 안에 이 모습을 바라보는 노인이 있는 그림을...

    그래서 창 안에서 바라보는 노인의 마음을 염두에 둔 시가 써졌답니다. 그림 속 노인이 되어 바라본 봄은 슬프지도 안타깝지도 않아서 계절의 시작인 봄도 인간의 봄철인 아이들의 모습에도 너그러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봄새-봄꽃-봄인간으로 이어진 짧은 시구였지만 그래서 그리고 쓰는 내내 행복했던 것 같아요.

    2011.04.27 11:40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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