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에게
아이야
덧창을 열어 놓으렴
보이진 않아도 저 비린 안개 너머
노래하는 작은 생명의 소리가
날아 앉을 수 있게.
살아보니 감사할 일은 밥알 수 만큼 많더라.
아이야, 백 열두해의 봄을 만나보면 자연스레 알게 될 일.
아이야,
덧창을 열어 놓으렴
푸르름을 베어 문 작은 꽃싹들이
이 안을 구경할 수 있게.
밤새 안이 궁금해 몸살을 앓다가
빼꼼히 들여다 보며 그 잎을 틔울 수 있도록.
아이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는 일은 축복.
아이야,
덧창을 열어 놓으렴
포롱포롱 뛰노는 동무들을 볼 수 있게.
되돌아온 나도 열두살, 너도 열두살.
청춘의 봄은 저버렸지만 마음의 봄까지 어찌 할 수는 없는 일.
쑥밭 아래 묻히는 그 날까지 나의 시간은 그래서 청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