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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왕이 된 남자

[영화] 광해,왕이 된 남자

개봉일 : 2012년 09월

추창민

한국 / 드라마,역사(사극) / 15세이상관람가

2012제작 / 20120913 개봉

출연 : 이병헌,한효주,류승룡,김인권,심은경,장광

내용 평점 5점

추석을 앞두고 개봉영화  한 편을 골랐다. 소설로 먼저 읽은 바 있던 [광해, 왕이 된 남자]였다.

조선의 15대왕, 광해를 두고 새로운 해석들이 많은데 그만큼 그에 대한 평가가 절하되어 왔었다는 이야기이며 그만큼 그가 매력적인 캐릭터라는 이야기에 대한 반증일 것이다. "군"은 왕자이거나 혹은 왕이 되었다가 왕좌에서 내려온 이에게 붙여지는 칭호다. 역대 폭군으로 불리던 "연산군"과 더불어 "광해"는 "광해군"으로 불리며 여러 사극에서 패악질적 모습들을 보여왔다. 하지만 전장 속에서 무능했던 아비 선조를 보필하고 백성들을 보살피며 여러 어진 신하들과 함께 했던 세자의 시절을 거쳤던 그가 하루아침에 변해버렸던 것일까. 만약 서서히 변해 나갔다면 분명 그를 변화하게 만든 환경적 요인이 있었을 것이다.

 

죽음에의 공포를 겪었으나 더 대쪽같이 꿋꿋했던 정조대왕처럼 광해 역시 죽음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정치적인 노선을 여우처럼 영악하게 갈아타다가 제거된 것이 아닐까 싶어진다. 독살은 역대 임금에게 있어서 전혀 새로운 죽음의 형태가 아니었으므로.

 

영화는 소설과 결미부분에서 약간의 차이를 두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종결된다. 문체가 간결하고 쉬워 술술 읽히던 책에서보다 더 코믹하고 빠른 전개로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단 한 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이병헌이라는 한 배우에 포커스가 맞추어진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편파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들지도 않았으며 그가 광해일때는 그 섬뜩한 눈빛과 삐딱한 자세대로, 하선일때는 마음착한 그의 눈물 젖은 눈망울과 덩실덩실~ 실렁실렁 거리는 그 몸추임새대로 그 모습 그대로 보여지고 흡수되었다. 평소 이병헌이라는 배우를 좋아하는 편도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하던 것도 아니었으나 이 한 편의 영화는 그가 얼마나 멋진 배우이며 역할에 잘 녹아나는 배우인지 알게 만들었다.

 

분명 눈으로 보고 있는데도 가슴으로 느껴지고 있었다. 영화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또한 그의 연기가 빛날 수 있었던 까닭은 훌륭한 대본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원탑인 그의 연기가 치우쳐 지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어준 다른 배우들의 명연기 역시 한국영화를 사랑받게 만드는 요소가 되고 있었다. 광해와 하선 두 남자 사이에서 이군종사했던 허균의 묵직하지만 웃음을 주었던 연기, 시종일관 창백한 얼굴로 나타났으나 여느 드라마에서 보아왔던 발랄함을 기름기 빼듯 쏘옥 빼고 나와 연기의 폭을 넓혔던 중전의 연기, 되새김질 해 볼 수록 언중유골격이었던 대사를 조용히 내뱉었던 내시의 연기, 팥죽 한 그릇을 들고 여기저기 하선의 명을 어명으로 전하던 15세 어린 기미 나인의 깜찍했던 연기, 상상했던 모습이 아니어서 약간의 아쉬움이 남긴 했으나 최선의 연기를 선보였던 도부장의 연기는 이 영화가 광해 혼자 만의 영화가 아니었음을 증명해내고 있다.

 

배우의 긴 생명력은 역시 연기력에서 나옴을 보여주는 한 편의 웰메이드 영화가 바로 [광해, 왕이 된 남자]였기에 이 영화가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받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소설을 읽으면서 품었던 기대와 영화를 보면서 풀어나간 순간은 모두 만족스러운 시간들이었다. 다만 영화의 순차대로 쓰여진 소설이었기에 영화를 먼저 보고 소설을 보았다면 영화의 감동을 이어나가기 더 좋았지 않았을까 싶어져 가까운 지인들에겐 영화부터 보고 소설을 읽으라고 권하고 있다.

 

어느 한 인터뷰에서 허균 역을 맡았던 배우 류승용이 이 영화를 두고 "좋은 리더에 대한 그리움"이라는 표현을 해서 가슴을 울리기도 했다. 대한민국에서 지금 이 순간 가장 절실한 사람이 바로 좋은 리더이기에 영화는 400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현재성을 동시에 경험하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내게 있어서 가장 감동깊었던 한 순간은 박충서의 사병들이 궁으로 밀고들어오기 전 어둠 속 왕좌를 허균과 하선 두 남자가 동시에 뒤돌아보던 그 순간이었다. 왕이 되고 싶은 마음이 절실했던 남자와 왕으로 만들어주고자했던 마음이 들어버린 남자가 동시에 바라본 그 자리. 그 짧은 순간의 눈빛들의 마주침이 내겐 가장 인상적이었다. 책으로는 미쳐 발견하지 못했던 사람이 마음이 영화 속 그 장면 속에 있었다.

 

광해, 왕이 된 남자.

좋은 영화가 좋은 평을 받길 바라는 마음은 관객으로서 당연한 마음일 것이다.

64명이나 되는 대기순서를 기다렸다가 표를 끊어 볼만큼 인내심이 부족한 내게도 이 영화는 기다림이요, 기대감의 모든 것이었다.

부디 이 영화가 1000만 관객의 마음 속 울림을 울려내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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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nnydaler

    이전에 광해군을 다룬 드라마나 영화가 있었는지 궁금해요

    2012.10.13 15:51 댓글쓰기
    • 호랑냥이

      조선왕조 500년이나 일반 사극을 통해서는 많이 접해져왔더랬어요. 드라마를 통해서도 그랬고 아주 오래된 영화들도 찾아볼 수 있지요...주로 tv를 통해서 특집극으로 봐왔답니다

      2012.10.20 15:21
  • 스타블로거 향기로운이끼

    광해군에 대한 책을 읽고 있는 중인데...영화도 꼭 봐야겠어요

    2012.10.14 20:37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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