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이라는 두 글자를 추구하는 이들이 생각보다 꽤 많다. 나 역시도 그랬다. ‘완벽’이라는 기준이 꽤 애매한데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기준을 세우고 거기에 맞추기 위해 애썼다. 그런 내게 친구 하나는 그럴 시간에 차라리 다른 걸 하라고 충고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런데 완벽을 추구한 대가는 뿌듯함이나 후련함이 아니라, 불안함과 찜찜함이었다.
혹시라도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다면,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이 책은 마이클 투히그와 클라시라 옹의 공동 저서이다. 두 사람은 완벽주의와 강박장애를 연구한다. 책은 <완벽주의, 언제나 지는 게임>, <성공을 향해 나아간다는 착각>, <두려움을 다루는 법>, <완벽하지 않은 나로 살아간다는 것>, <자기비판의 현실>, <가치를 설정해야 하는 이유>, <인생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다>, <자기친절의 쓸모>, <실패를 책임지는 방법>, <선택할 용기>로 나누어져 있다.
저자들은 우선 완벽주의를 ‘적응적 완벽주의’와 ‘부적응적 완벽주의’ 두 가지로 구분한다. ‘적응적 완벽주의’는 바람직한 결과에 ‘다가감’을 추구하는 반면에 ‘부적응적 완벽주의’는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회피하거나 탈피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전자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끼고, 후자는 결과만을 중시한다. 둘은 완벽주의지만 그 결이 확연히 다르다. 대부분의 완벽주의자들이 ‘부적응적 완벽주의자’라는 게 문제다.
완벽주의가 우리가 마땅히 추구해야 할 가치이고, 그것이 우리를 늘 뿌듯하게 한다면 하지 말라고 할 이유가 없다. 문제는 아까도 말했듯이 그렇지 않다는 데 있다. 완벽주의자들은 늘 불안함과 찜찜함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 저자들은 완벽하다는 기준 자체가 매우 애매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래서 그것은 늘 실패할 수밖에 없다.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에서는 완벽주의를 탈피하는 방법들을 알려준다. 그러기 위해 우리가 어떤 완벽을 추구하든 그것은 실패할 수밖에 없고, 그것은 그저 성공을 향해 나아간다는 착각일 뿐이라는 사실을 지적한다. 게다가 완벽주의는 늘 자신을 쓸모없고, 못난 사람으로 비하하게 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잘 해냈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완벽하지 않다고 해서 실패한 인생은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는 결과보다는 그것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많은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고, 결과와 달리 과정은 우리가 충분히 컨트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자들은 완벽을 추구하느라 우리가 놓쳐 버린 수많은 것들을 생각해 보라고 말한다. 완벽한 보고서를 위해 거절한 가족이나 친구와의 약속들, 인생의 수많은 가치들을.
저자들이 완벽함을 탈피하기 위해 제시하는 처방들은 꽤나 구체적이고 실질적이다. 이 책을 조금 더 일찍 만날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간 내가 완벽함을 추구한답시고 포기한 많은 것들과 불안함과 찜찜함이 떠올라서다. 저자들의 말처럼 내가 세운 기준을 어긴다고 해서 큰일이 일어나는 건 아니다. 두려울지 몰라도, 그런 경험들이 쌓이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경험이 쌓일 것이다. ‘부적응적 완벽주의’로 늘 피곤하고, 불안하고 힘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을 통해 모두가 완벽주의라는 ‘틀’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자유롭게 인생의 다른 많은 가치와 즐거움을 추구할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란다.
“당신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되어라.”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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