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를 읽자마자 이 책은 반드시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즉시 구매 버튼을 눌렀고, 책을 받자마자 탄성을 질렀다.
나름 지금까지 다양한 자연 이야기를 책으로 읽어왔던 터라, 바다 생물들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어떤 지식, 바다속 생태계에 대한 소개, 스쿠버 장비를 이용한 해저 사진촬영 같은 기본적이고 일반적인 기획 도서가 아니었다.
두 남자의 진득한 바다 사랑 이야기. 보호 장구도 없이 바다로 들어가, 상어와 친구가 되고, 끈질기게 문어의 곁에서 인정과 신뢰를 받아 문어 사냥 여행에 동참하는 영광을 얻게 되는 그런 관계에 대한 이야기 책이었다.
놀라웠다.
두 명의 저자는 거의 날마다, 아프리칸 시포리스트에서 맨몸으로 바다로 들어가 지금까지 한번도 발견된 적 없는 생물을 발견하고, 그들의 생태계를 관찰했다.
그리고 이 책은 정보를 전달하는 책이 아니었다. 두 사내의 끈끈한 우정, 그리고 자녀로 이어지는 바다 사랑의 이야기였다.
보호장구도 없이 바다 속으로 들어간 저자들은, 코 앞을 유영하는 상어들을 사진에 담아낸다. 그들은 바다의 친구가 되어 있었다.
상어와 문어의 대결.
당연히 상어가 이길 것 같지만, 저자는 평생에 볼까말까한,
문어가 상어를 질식시키는 장면을 눈 앞에서 보고 기록했다.
그들이 바다속에서 직접 찍은 사진들은 그 어디서 볼 수 없는 진기한 장면들로 가득했다.
문어의 기가막힌 위장술과 변장술은 보고서도 믿지 못할 정도다.
나는 인디언이나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발걸음 소리를 내지 않고 동물을 추적하는 기술에 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참으로 신기하고 놀라웠다. 영화를 보면, 아무런 인기척 없이 갑자기 사람이 쑥 하고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바로 그런 기술을 익힌 덕분이다.
그런데, 바다에서도 그런 기술이 있는 줄 몰랐다. 사냥꾼들은 동물을 추적하기 위해 그들이 남긴 발자국, 배설물, 나뭇가지가 끊어진 위치 등을 보고 그들이 간 방향, 떠난 시간 등을 추정한다.
이 책에서는 최초로 바다에서 바다 생물의 흔적을 알아내고 찾아가는 방법이 소개된다.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흔적들은 이 책의 저자들은 끊임없는 기다림과 관찰을 통해 밝혀내고 그들이 무엇을 하고 지나다니는지를 추적할 수 있게 되었다.
육식을 하는 성게 이야기는 또 어떤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성게의 식습성에 대한 발견이 소개되어 있다.
성게는 물에 떠다니는 해파리를 붙잡아 이빨로 그 몸을 가르고 살을 먹으며, 가마우지를 며칠 만에 뼈만 남기고 먹어치운다고 하니 놀랄 일이다.
그밖에 세계에서 최초로 발견한 수많은 이야기들이 빼곡하게 담겨져 있다.
그리고 바다를 사랑한 사내는 아들에게 그 사랑을 고스란히 물려주었다.
깊은 바다속에서 자신들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고, 손으로 자신을 직접 만질 수 있도록 허락하는 것은, 상상 이상의 관계를 보여준다.
저자는 패치워크 오징어와의 깊은 교감을 경험했다.
저자는 아들 톰에게, 상어를 무서워하지 말라고 가르쳤는데, 아이는 순수한 마음으로 상어와 교감을 가졌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세 살때부터 아빠를 따라 바다에 들어간 아들 톰.
그는 이미 바다 생물과 친구가 되어 있었다.
기다려주고 이해해주고 사랑해준다면
바다 생물들과도 충분히 친구가 될 수 있음을
우리는 배울 수 있다.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반드시 소장하기를 강추한다.
대단히 놀랍고 가슴 벅찬 이야기로 가득하다.
정말, <바다의 숲>이라는 책 제목 그대로,
바다속 이야기가 수백 장의 사진과 함께 가득하다.
당신의 바다에 관한 상식을 모두 뒤엎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