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내 상처에 집중하다 보면 타인의 상처에는 무감각해 진다. 이것은 같은 아픔을 겪은 가족이나 부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어쩌면 우리는 자신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그 아픔의 원인을 자신과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돌리는 것은 아닐까.
황정은 작가의 [누구보 가본 적이 없는]이란 소설은 2016년 이상문학상작품집 맨 마지막에 실려 있는 단편소설이다. 이 소설에는 같은 아픔을 겪은 중년부부의 이야기이다. 소설은 남편의 시점에서 전개되고 있다. 소설의 시작은 남편이 아내와 함께 유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