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지배하는 분위기는 주로 작가의 삶의 색깔이 좌우할 때가 많이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도스토옙스키이다. 젊은 시절 반체제 운동으로 사형 직전에 겨우 황제의 특사로 살아났고, 그 후의 충격 때문인지 계속해서 술과 도박, 여자에 빠져 살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을 보면 너무나 어둡고 음울하기까지 하다. [죄와 벌]을 읽다 보면 마치 비 오는 날 도시의 어두운 뒷골목을 걷는 것처럼 음침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후기에 이르면 그의 작품 세계가 바뀐다. 헌신적인 아내를 만난 후부터 그의 소설이 따뜻해지고, 후기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