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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책
육아를 배우다

[도서] 육아를 배우다

이요셉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매일 같이 나의 무능력함을 맛보는 과정이다. 처음 아이가 임신하고 태어나는 과정이 결혼 생활 중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였다. 아내가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는 과정에서 남편으로서 아빠로서의 무능력함을 뼈져리게 느껴야 했다. 아이가 태어나고 5일 정도를 항생제를 맞으며 치료를 받은 적이 있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절망을 느낀 시기였다. 아이가 자라는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이가 아플 때, 아이가 이유 없이 울 때, 미운 3살이 되어서 무조건 생떼를 부릴 때, 그때마다 나의 무능력함을 느낀다. 그럼에도 그 무능력함이 감사할 때가 있다. 그 무능력함 속에서 다시금 내 생각과 방법을 내려놓고 기도하게 된다.

[육아를 배우다]라는 책을 읽으며 내가 아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그 좌절감과 기쁨을 다시금 생각해 볼 수가 있었다. 이 책은 아내가 읽던 책을 무심코 읽기 시작한 책이었다. 책에는 저자에 대한 소개가 거의 없다. 그나마 인터넷을 통해 안 것은 저자가 다큐 사진작가이고, 여러 NGO를 통해 해외 봉사활동을 하며, 2017년에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상을 수상했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결혼을 배우다]라는 책도 내었다고 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느낀 것은 작가의 순수함이다. 저자는 아이를 키우면서 자신의 무능력함과 아이를 통해 느끼는 기쁨을 진솔하게 기록하고 있다. 저가가 이 책에서 가장 많이 고백하고 있는 것은 온유와 소명이라는 아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남편과 아버지로서의 무게감과 그 무게감 속에서 느꼈던 무능력함을 고백한다.

"온유가 조금 자랐다고 제법 고집이 생겼다. 그래서 아빠 엄마와 실랑이를 벌이다가 겨우 잠이 들었다. 잠든 아이를 보며 하나님께 묻고 또 물었다. '하나님, 어떻게 아이를 길러야 하나요?' 하나님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우리 가정의 시작점에 알려 주셨다. 과연 내가 이 가정의 반듯한 가정인가? 남편으로서 또는 아빠로서 자격 있는 사람인가? 내가 나 자신을 볼 때도 유약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었기에 결혼 초, 더욱 하나님께 매달렸다. '하나님, 아내에게 저는 어떤 남편인가요? 주님의 은혜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그렇게 하나님과 씨름했기에 지금 이 기도의 응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P 39)"

"하나님은 우리 아버지시다. 나는 하나님이 내 아버지이시기에 살아가는 게 두렵지 않았다. 하지만 결혼은 두려웠다. 아내와 자녀가 생긴다면 책임질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 주님은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네 개인의 아버지일 뿐 아니라 네 가정의 아버지란다.' 나는 첫째 아이를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고 뛸 듯이 기뻤다. 그리고 동시에 땅이 꺼질 만큼 무거운 중압감도 느꼈다. 그 견딜 수 없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인해 곧 쓰러질 것만 같았다. 그때 주님은 위태위태한 내 심령에 말씀하셨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 내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내 멍에는...' 수없이 들어서 알고 있던 말씀이었다. 하지만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지고 있음을 느낀 후에야 이 말씀이 복음으로 다가왔다. (P 238)"

특히 소명이라는 아이가 아픔을 가지고 태어나는 과정에서 부모가 느꼈던 아픔과 묵상을 가장 마음에 와닿는다.

"소명이가 태어난 지 겨우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 뿐인데 그사이 우리에게 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수많은 일들이 생겼다.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소명이가 받은 선천성대사이상 검사에서 발달장애가 생길 수 있다는 징후가 발견되었으니 대학병원에 가서 재검사를 받으라고 했다. 우리는 그때 이미 소명이의 허리 부분 뼈에 이상이 있어 성장 과정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소견서도 받아 놓은 상태였다. 우리 아이가 장애를 가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품에 안은 소명이를 바라보는데 수많은 생각이 스쳐갔다. 어떻게 기도해야 할까? '하나님, 무조건 우리 아들은 안 됩니다.'라고 기도할까 - 중략 - 결혼할 때는 상상도 못했지만 시간이 흘러 조금씩 이런저런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처럼 하나님의 나라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구체적으로 그려진다. 때로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방법과 일들을 만나기도 하지만 최종적으로 완성될 하나님의 그림은 무엇보다도 아름다울 것이다. 하나님의 방법은 가장 선하며 옳다. 내가 할 일은 빚어 가시는 그분을 신뢰하는 것이다. (P 49-51)"


 


 

나는 아직도 깊은 밤에 잠을 자다가 아내가 깨우며 겁이 덜컹 난다. 또 아이가 어디 아픈 것은 아닌지, 다시금 열이 40도가 오른 것은 아닌지,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이 생긴 것은 아닌지... 그럼에도 이 아이가 무럭무럭 커가고, 아이가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가정의 울타리를 주심을 감사해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아이를 키우며 지나온 모든 골짜기들이 보이고, 또 앞으로 가야 할 길들이 보였다. 조금 더 내 방법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맡길 수 있도록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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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march

    아이를 잉태한 그 순간부터 생의 기쁨과 삶의 무게를 동시에 느끼게 되는것인듯해요. 꼭 밤에 열이 올라 응급실로 뛰었던 적도 많았고, 우는 경기를 하는 바람에 어쩔줄 몰라서 아이랑 같이 울었던 기억도 납니다. 엄마라는 소리가 가끔 어색할 때가 있어요. 엄마라고 불릴만큼 잘 하고 있는걸까라는 생각 때문에요. 평생의 숙제가 아닐까싶어요. ^^

    2018.01.25 18:4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가을남자

      아이가 밤에 열이 올르면 같이 전전긍긍하다가 잠이 들지만, 아내는 거의 밤을 새면 아이의 열을 체크할 때가 많네요...그게 엄마의 마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가 아픈 날이면, 아내가 더 아픔을 느낄 때가 많은 것을 보게 되네요~~ 책을 읽으며 지금까지의 육아를 돌아보게 되는 소중한 책이었네요^^ 마치님의 육아도 응원합니다^^

      2018.01.27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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