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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상담소 마음의 증상을 말하다

[도서] 공공상담소 마음의 증상을 말하다

이승욱,신지영,김현숙 공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가 마치 전쟁터처럼 변해버린 느낌이다. 약한 사람을 배려하고, 눈물 흘리는 사람과 함께 울고, 돈이나 성공보다는 더 나은 가치를 위해 함께 달려가던 모습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제는 오로지 성공과 돈이 전부가 되어 버린, 그래서 치열하게 서로를 이기기 위해 검투사처럼 칼을 들고 싸우는 것이 공공연한 모습이 되어 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그 과정에서 여기저기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생긴다. 육체도 병들지만, 육체보다 더 중요한 마음이 병 든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주위의 모든 것이 나를 압박해 와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느끼는 공황장애, 모든 것이 불안하고 두려운 불안장애, 사람들이 모두 자기를 공격한다고 생각하는 망상장애, 약물과 도박같은 것으로 도피하려는 중독장애 등... 수많은 마음의 병들로 인해 고통 당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아직도 마음의 병을 정신병으로 보는 보수적인 시각들로 인해 이런 병든 사람들이 자신의 아픔을 드러내지 못하고, 끙끙 앓고만 있는 상황이다.


[공공상담소 마음의 증상을 말하다]라는 책은 한국의 유명한 정신북선가와 상담전문가들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11가지 마음의 병을 진단하고 처방을 내리는 책이다. 전문가들이 쓴 책이지만 일반인이 읽기에 어렵지 않게 쉬운 글과 예로서 증상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각 증상별로 2개 정도의 사례를 들며 증상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불안장애의 경우 다음과 같은 사례를 들고 있다.


"40대 후반의 가정주부 B씨는 평소 소화가 잘 안 되고 자주 두통을 느꼈다. 편투통으로 한쪽 머리가 특히 아팠다. 그 때문인지 늘 잠을 설쳐도 어깨도 걸리고 허리도 자주 아팠다. 병원에 가서 감사를 받으면 신체적으로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아 신경성이라는 진단과 함께 신경안정제를처방을 받았다. 그런데 늘 막연하게 불길한 일이 일어날 것만 같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지하철을 타고 한강을 건널 때면 다리가 무너져 강으로 떨어질 것만 같고, 집에 혼자 있다 보면 강도가 들면 어쩌나 하고 불안했다. 뉴스에서 학교 폭력에 관한 이야기를 접하면 아이가 학교폭펵의피해자가 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이 앞섰다. 해외여행을 파두고서는 비행기 사고를 대비해 본인의 금융자산목록을 정리해서 큰아들에게 알려주었다. B씨 자신도 과도한 걱정이라는 것을 알지만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점을 자주 보러 다니게 되어쏙 점쟁이가 시키는 대로 하면 한동안은 안정을 찾기도 했다." (P 53) 


이 책은 단순히 증상을 이야기하는 것을 뛰어 넘어 그 증상의 원인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개인의 성격이나 주변환경을 원인으로 들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증상에서 반복되는 것이 어린시절의 경험이다. 예를 들어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증상 중 하나인 성경장애 증상 중에 경계성 성격장애라는 것이 있다. 타인과의 적당한 선을 무시하고 타인을 지나치게 조정하려거나 의지하려는 증상이다. 심각한 경우는 타인에 대한 폭력이나 자신에 대한 자해까지 하면서 상대방을 자신에게 묶어 두려 한다. 저자는 이런 경계성 성격 장애를 어린 시절의 엄마에 대한 잘못된 양가감정이 형성된 것으로 본다.


"양가감정형 애착을 형성한 아이는 엄마가 방에 있을 때조차도 낯선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지 않고 엄마에게만 매달린다. 그리고 엄마와 떨어지면 매우 고통스러워하는데, 엄마를 다시 만나도 화를 내고 저항하며 엄마가 달래도 쉽게 화를 풀지 않는다. 이들은 엄마에게 집착과 배척이라는 양가적인 유형으로 반응한다. 이러한 양가감정형 애착은 엄마가 지나치게 변덕스럽거나 양육에 일관성이 없는 경우 형성된다.

양가감정형 애착을 형성한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경계성 성경장애를 지니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즉, 아이가 엄마가 사라질까봐 두려워서 과도하게 집착했다가 다시 나타난 엄마에게 불같이 화를 내는 것처럼, 경계성 성격자애자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혼자 있는 것을 참지 못하고 자신에게 중요한 사람에게 버려질까봐 두려워하며, 원하는 만큼의 친밀감이 채워지지 않았을 때는 폭발적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다. 물론 양가감정형 애착을 형성한 아이가 모두 경계성 성격장애가 되는 것은 아니며, 이후 성장 과정에서 긍정적 경험을 많이 하면 회복되어 내적 균형을 잡게 된다." (P 140)


치료부분에서도 이 책은 많은 조언을 하고 있다. 책이라는 한계로 인해 전문적인 치료법까지는 아니지만, 마음의 병들의 치료방법에 대한 큰 아웃라인을 잡아 주고 있다. 주로 호흡법이라는지, 마음의 변화 등을 이야기한다. 공황장애의 경우 숨을 쉬면서 마음을 가다듬으라고 조언한다. 특히 날숨에 집중을 해서 숨을 깊게 뱉는 것을 하라고 말한다. 그러다 보면 들숨을 저절로 좋아진다고 말한다. 불안장애의 경우는 자신이 불안해하는 것을 직시하고 불안이 생겼을 때의 감정을 정리해보라고 조언한다.


다양한 증상을 이야기하면서도 이 책은 우리가 너무 섵불리 마음의 증상들을 병명으로 진단하고 약물치료 등을 하는 것을 경계한다. 그 대표적인 병명이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이다. 그는 아이들에게 이 병이 너무 쉽게 진단을 내려지고 있다면, 오성과 한음도 현대에 태어났으면 ADHD 병명을 받았을 거라는 뜨끔한 말까지 하고 있다.


여러 가지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좋은 정보와 조언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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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나난

    예전보다는 정신적인 힘듦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거 같아요. 사회적인 분위기가 달라져서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일단 마음속에 꿍하고 두는 것은 정신적으로 좋지 못하겠죠.

    2016.11.15 23:53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가을남자

      맞아요^^ 마음의 병도 감기나 암처럼 자신의 증상을 타인들에게 이야기하고, 자연스럽게 치료를 받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것을 용인하는 사회 분위기도 필요하죠^^

      2016.11.1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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