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려서부터 SF 영화를 좋아했었다. 특히 우주선을 타고 미지의 세계를 탐험해 가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좋아한다. 비록 후반으로 갈수록 개인적인 취향과 멀어지기는 했지만, 에일리언 시리즈 역시 매우 좋아하는 SF 영화이다. 리들리 스콧 감독 역시 내가 좋아하는 감독 중의 하나이다. 비록 제임스 캐머런이 감독한 2편을 가장 재미있게 보았지만, 리들리 스콧이 감독한 [에일리언 1]과 [프로메테우스]라는 영화도 매우 인상 깊게 보았다. 특히 [프로메테우스]라는 영화를 통해 리들리 스콧이 구상하고 있는 독특한 세계관과 영상미에 감탄했었다. 당연히 전작 [프로메테우스]를 보고 오랫동안 그 후속작인 [에일리언 커버넌트]라는 영화를 기대했었다.
우선 에일리언 시리즈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에일리언 시리즈는 3편까지 이어지고, 그 후 에일리언 시리지의 프리퀄 편에 해당되는 [프로메테우스]라는 영화가 개봉되었다. 비록 에일리언 시리즈의 프리퀄 편에 해당하지만, 에일리언 시리즈와의 연관보다는 인류의 기원을 찾아 떠나는 우주여행이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져 있었다. 사실 스토리 면에서는 많은 허점이 있었지만, 미스터리 한 분위기와 미지의 세계를 배경으로 한 스케일 면에서 관객을 압도하는 측면이 있었다. [프로메테우스]가 결론이 모호하게 끝맺으면서 과연 후속편에서는 [프로메테우스]에서 펼쳐 놓은 이 모든 것들을 리들리 스콧이 어떻게 정리할까 무척 궁금해했었고, 당연히 후속작을 기다리게 되었다.
[에일리언 커버넌트]는 프로메테우스의 후속작이라는 이야기보다는 에일리언 시리즈의 계보를 잇는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왜 그런지 영화를 보면 답이 나온다. [프로메테우스]에서 던졌던 모든 질문들이 너무나 싱겁게 해결되기 때문이다. [프로메테우스]에서 던졌던 인류의 기원이라는 문제보다는 [에일리언 커버넌트]에서는 에일리언의 창조에 대한 이야기가 더 비중 있게 등장한다.
영화는 새로운 개척지를 향해 항해하던 커버넌트 호가 우주 자기장에 의해 갑자기 피해를 입으면서 시작된다. 이 사고로 주인공 대니얼스(캐서린 워터 분)는 커버넌트 호의 선장이자 자신의 남편을 잃는다. 그 후 배는 가까운 행성에서 인류가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신호를 탐지한다. 대니얼스와 일행은 이 행성을 탐사하기 위해 도착한다. 거대한 자연과 외계 문명이 존재하는 행성에, 또 다른 존재가 있었다. 인간을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외계 생명체를 닮은 것 같은 기괴한 괴물과 맞닥뜨린 것이다. 이들은 알 속에서 존재하다가 인간을 숙주로 삼아 기생한 후, 괴물로 탄생한다. 그리고 이 괴물에 의해 탐사대원들은 하나씩 죽어간다. 공포에 질려 있던 데니얼스와 대원들 앞에 갑자기 인간을 닮은 존재가 등장한다. 바로 오래전에 사라졌던 인공지능 로봇인 데이빗이다. 데이빗은 이들은 자신의 숙소로 피신시킨다.
데이빗은 [프로메테우스]에서 주인공 닥터쇼 박사와 외계 행성을 찾아 떠났던 존재이다. 그가 이 낯선 행성에서 홀로 남아서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그의 거처에는 무언가를 연구한듯한 기괴한 그림과 모형들로 가득 차다. 불시착의 과정에서 죽었다던 닥터쇼의 죽음의 원인도 모호하다. 그들은 낯선 행성에서 에일리언과 더 무서운 데이빗이라는 인공지능 로봇의 음모와도 맞서야 한다.
영화는 여전히 리들리 스콧 특유의 긴장감과 낯선 세계의 경이감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전작 프로메테우스보다는 조금 어설프다. 우선 이들은 낯선 행성에 도착해서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접하고 외계 문명을 보고도 별로 놀라지 않는다. 또한 인간을 창조한 것으로 그려지는 외계 종족이 데이빗에게 너무 쉽게 멸망한 것도 개연성이 없다.(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가장 실망한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주인공 대니얼스의 활약보다는 오히려 데이빗의 활약이 더 눈부시다. 마지막 장면에서 대니얼스와 에일리언의 전투가 등장하지만, 이전의 시고니위버가 에일리언과 대결하는 박진감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프로메테우스]를 보고 계속해서 후속작을 기다린 관객에게는 여러 가지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