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경험하는 문제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착한 사람 콤플렉스'는 '내가 나를 힘들게 하는' 대표적인 문제일 것입니다. 예전에는 '착하게 사는 것은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교과서에 나올법한 말이 대세였는데, 근래에 들어서는 '착하기만 하면 호구가 된다'는 인식도 우스갯소리를 가장하여 조금씩 퍼지고 있는 듯합니다. 저명한 상담 전문가이자 목회자인 저자 역시 '좋은 인성은 오히려 자신을 배신하게 한다'며, '좋은 사람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왜곡된 사고의 틀이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좋은 사람'들의 공통점은 '아홉가지 콤플렉스'로 표현됩니다. '일은 완벽하게 처리해야 한다', '일벌레가 되어야 한다', '속내를 털어놓지 않는다', '분노를 억제해야 한다', '논리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선의의 거짓말을 보탠다', '남에게 자주 충고한다', '그를 구제하려 한다', '가족을 잃은 그를 보호한다' 등 아마 '좋은 사람'이고자 노력하는 이들이라면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은 마음에 품고 있는 믿음이 포함되어 있을 것입니다. 저자는 각 콤플렉스에 대해 설명하며 개선을 위한 권유를 담았는데, 모든 권유를 한 마디로 압축하여 표현한다면 '타인을 존중하는 범위 내에서 자신의 감정에 정직하고 그것을 표현하라'가 아닌가 싶습니다. 선한 의도는 가지고 있되 지금까지와는 다른 행동으로 타인을 돕고 자신을 바라보라는 것이지요.
저는 책의 내용 중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을 솔직하게 말하라'는 부분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좋은 사람'들이 상대방의 무례함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거나 당연하게 해야 할 감정 표현을 하지 못하는 데에는 상대방이 나를 나쁜 사람으로 규정하거나 나를 싫어하는 등 나를 두고 보일 반응에 대한 두려움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지요. 정말 그랬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우리는 오히려 상대를 배려하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정직하게 표현하는 이에게 호감을 느끼지 않나요. 늘 좋은 감정만 표출하는 '완벽한' 사람보다는 나와 같은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 사람이 더 인간적으로 느껴지고 자신감 있는 사람으로 보였던 것 같습니다. '어딘지 모르게 든든하고 존중해야 할 사람'으로 느껴졌달까요.
어쩌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좋은 사람 콤플렉스'를 가진 이들이 당연하게 여겼던 명제들, 이를테면 '완벽해야 한다', '분노를 억제해라',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라'와 같은 것들이 사실은 그저 누군가의 '의견'일 뿐이었다는 것을 계속 일깨워준다는 점일지도 모릅니다. 더불어 이제까지 의존했던 '타인의 시선으로 보는 나' 말고, '나의 시선으로 보는 나'에게 좀 더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좋겠다는 격려도 함께 전해주는 듯합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