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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책

[도서] 식물의 책

이소영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이상하게 마음이 차분해짐을 느꼈다. 처음에는 그냥 여느 역사책이나 철학책, 과학책 등을 읽듯이 그저 지식이나 쌓자는 의미로 시작했던 책이었는데, 어느새 내가 '힐링도서'라고 불리는 책들보다 이 책에서 더 많은 위로를 받고 있었다. 정말이지 식물만이 나에게 줄 수 있는 평온함이었다. 이 책을 읽고서 식물에 대한 관심이 깊어져 어느새 내 방에 식물을 어느새 6개나 들여버린 나다. 내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책에는 다양한 식물 이야기와 그 식물의 세밀화가 담겨있다. 주로 도시에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식물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고 나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내가 걷던 길에 그저 배경처럼 있던 나무나 꽃, 풀들이 어느새 이름을 가진, 살아있는 생명체로 느껴지게 만든다. 그 하나하나가 너무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생명으로 느껴지니 평소 감흥없이 걷던 출근길도 생기가 넘치는 산책로가 되기도 한다. 우리의 딱딱한 쳇바퀴같은 일상에 낭만을 한 스푼 넣어주는 책이라고 나는 감히 말할 수 있다.

 

 우리가 먹는 과일, 나물, 허브 그리고 지나가다 볼 수 있는 가로수들. 그들의 이름이 무엇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어떤 열매를 맺고 어떤 꽃을 피우는 지. 사실 알지 못해도 사는 데에는 지장이 없기는 하다. 하지만 한 번뿐인 삶에 내 주변을 둘러보지 못하고 여유없이 살아가는 것은 너무 팍팍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 번쯤 내 주변을 둘러보며, 계절마다 옷을 바꿔 입는 식물들을 바라보면 계절의 변화도, 날씨도 더 깊이있게 느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식물을 돌보는 것은 나를 돌보는 것과 같다는 말. 그 전에는 그 말의 뜻을 잘 몰랐지만 이 책을 읽고서 알게 되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책을 읽고 데려온 식물을 키우며 알게 되었다. 식물을 사랑하고 돌보니 오늘의 햇빛은 어떤지 알아보고, 하늘도 한 번 더 들여다 보게 된다. 화분들이 숨을 쉬어야 하니 통풍도 하게 되고, 멍하니 식물들을 바라보며 잡생각도 잊고는 한다. 아침에 물을 주려고 일찍 일어나기도 하고, 매일 햇빛을 식물들과 함께 맞기도 한다. 그런 날들이 이어지다보니 어느새 내가 나를 가꾸고 사랑하고 있었다. 식물을 사랑했을 뿐인데 결국 그게 나를 사랑하는 일이 되었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 이 책을 읽고 시작하게 된 식물 사랑이라 주저리 주저리 떠들었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식물에 관심을 가지고 사랑하면 좋겠다. 팍팍하게 여유없는 삶 속에서 다들 자기만의 숨 쉴 구멍 하나씩은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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