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부터 <어린 왕자> <페스트> <데미안> <노인과 바다> <동물농장> <걸리버 여행기> <이솝 우화>까지는 자기를 섬기는 자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반면에 <아Q정전>은 자신을 섬기지 않는 삶을 살면 얼마나 엉망인 인생이 되는지에 관한 이야기이며, 이러한 사람들이 모인 사회는 어떻게 되는지를 <징비록>에서 보여주고 있다.
한권 한권 다 마주하기 힘든 책들이지만 저자의 흐름대로 차례로 읽어가는 재미가 솔솔하다.
●책속의 빛나는 문장들
<돈키호테>
남을 이기는 사람은 힘만 센 것이고, 나를 이기는 사람이 진정한 강자다. 자신의 습관과 주위의 시선을 모두 이겨낸 돈키호테가 바로 진정한 강자, '자신을 섬기는 자'라고 볼 수 있겠지요. (21p)
?행운은 빼앗을 수 있을지 몰라도 노력과 용기는 빼앗지 못할 것이다.
스스로 주인이 되어라. 자신을 섬겨라. 모험을 해라. 질문을 해라. (23p)
<어린 왕자>
살던 곳을 떠나 살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 생각을 떠날 수 있어야 해요. 떠나지 않고, 건너지 않고는 어떠한 완성도 있을 수 없습니다. 인간으로 완성되고 싶다면 일단 떠나야 합니다. (44p)
<페스트>
좋은 글을 쓰고 싶다면 먼저 쓰고 싶은 글과 꼭 닮은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60p)
<데미안>
우리는 행복을 추구한다고 하면서 이미 존재하는 이미지, 관념에 자기를 끼워 맞추려고 하지요. 다시말해, 자기만의 행복을 생산하려는 존재가 아니라 정해진 행복에 다가가려고 애쓰는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행복'이라는 관념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인데, 행복해야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소외되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지요. (95p)
<노인과 바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나는 이 짧은 인생을 어떻게 살다 가고 싶은가?
내가 죽기 전까지 해내야 할 사명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들을 매우 절박하고 적극적으로 제기해 자기만의 길을 발견해야 합니다. (145p)
<동물농장>
무지하면, 즉 생각하지 않으면 남의 생각에 지배당합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고 스스로 건너가려는 의지를 가져야 할 때입니다.
자유롭고 싶은가? 생각하라.
민주적으로 살고 싶은가? 생각하라.
풍요로운 삶을 살고 싶은가? 생각하라.
생각은 우리가 아니라 내가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나를 가두는 우리가 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몰리처럼 우리로부터 이탈해서 다시 생각을 시작해야 합니다. (178p)
<걸리버 여행기>
자기가 자기에게 먼저 특별한 사람이란 것을 인정해야 해요. 자기는 절대 평범한 존재가 아니라 아주 특별한 존재, 고유한 존재예요. 이 세계와 우주에 유일하니까요. 그러니까 누구도, 어떤 것도 자기를 침범하게 두면 안됩니다. 자기를 약화시키게 해도 안 돼요. 무엇을 하든지 스스로가 유일한 친구가 되어야 하지요. 다른 사람들이 평범하고 일반적으로 대해도 스스로만큼은 특별하고 소중하게 다뤄주세요. (221p)
<이솝 우화>
저는 여행하는 인간과 이야기하는 인간이 같다고 생각합니다. 여행이 한 곳에 멈춰 있지 않고 건너가는 일인 것처럼, 이야기도 한곳에 멈춰 있는 논증이나 논별과는 다른 표현 형식이에요. 저는 건너가는 인간, 여행하는 인간, 질문하는 인간 그리고 이야기하는 인간, 이들을 다 한 부류로 이해합니다. (중략) 삶도 옳은 삶에 묶이지 않고 나만의 신화를 쓰는 삶을 살아야 하지요. (235p)
<아Q정전>
자기를 궁금해하고,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끊임없이 묻고, 진실하고 철저하게 생각하며 자기를 향해 가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그 향기를 맡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291p)
<징비록>
질문하는 자는 독립적 주체입니다. 궁금증과 호기심에 의지해야 하지요. 독립적 주체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따라 하는 자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자입니다. 자기를 섬기는 자, 자기를 궁금해하는 자예요. (31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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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 전해주는 깊은 울림은 정말이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음을 다시금 느끼는 순간이었다.
최진석 작가의 핵심을 짚는 통찰력과 크나큰 내공을 곁들여 사색하다 보면 어렵고 따분하게 느꼈던 고전들을 어느덧 공감하고 내속에 들어와 띵!하고 뇌리에 박히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아, 이래서 고전을 읽는구나!' 하고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전 읽기는 '다음'을 향해 나아가는 길이다."
생각이 멈추면 자기 확신에 갇혀 자존심만 내세우게 된다고 한다. 창의적인 생각으로 미지의 영역으로 건너가는 것이 인간의 근본적인 활동인 셈이다. 그러려면 단순히 낱말과 문장을 이해하는 독서 말고, 우호적인 태도로 책을 읽고 또 읽고, 글을 쓰는 습관을 들여 생각하는 사람, 이야기하는 사람, 질문하는 사람으로 자신을 향한 내공을 키워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마무리해 본다.
<미자모 서평단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