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푸틴의 이미지는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가 많았다. 남자다운 이미지로 많이 비춰졌고 각종 기행은 오히려 그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푸틴은 최악의 이미지로 다가오게 되었다. 이번에 읽게 된 푸틴의 러시아 라는 책은 러시아의 언론홍보 등으로 긍정적으로 덧칠되어온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도 실제로 어떤 인물인지 보여주는 책이다.
KGB 출신으로 KGB가 밀어줘서 승승장구한 푸틴은 이미 대통령이 되기 이전에도 부패에 연루되었다는 의혹이 있었다.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푸틴의 승승장구와 이런 부패와 관련된 인사들은 푸틴이 러시아의 집권자가 된 이후 의문스런 죽음을 맞게 된다. 이렇게 집권 초반부터 푸틴은 러시아 국민의 선택에 의해 집권하게 된 것이 아니라 구 KGB의 배후조종과 자신이 극심한 부패문제를 안고 있었던 엘친이 자신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이후 자신의 안전을 보장받기 위한 인물로 푸틴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취임 후 푸틴은 지방 주지사들의 권한을 억제하고 자신의 권력을 집중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취임 얼마 후 일어난 쿠르스크 함 침몰사건에서도 일부 승조원들은 침몰 후 살 수 있었지만 자신들의 핵 선단의 상태가 노출되기를 싫어한 러시아가 외국의 구조지원도 거절하고 너무 늦게 허가를 얻고 구조를 시도했지만 결국 생존자를 구할 수 없었다. 특히 이런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푸틴은 현장에서 진두지휘하기는커녕 모스크바도 아닌 흑해 소치의 별장에서 휴가를 즐기고 일주일이 지날 때까지도 돌아오지 않았다. 러시아에서 테러나 인질사건이 일어날 때에도 인질의 생명은 도외시한 작전으로 인해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고 특히 이러한 테러사건을 명분으로 주지사의 직접 선거를 폐지하는 등 자신의 권력 강화에 이용했다.
푸틴과 러시아 정부에 비판적인 많은 기자들이 의문스러운 공격을 당하고 생명을 잃는다. 이러한 사건이 푸틴과 직접 관련 있다는 증거는 없지만 범인들의 처벌이 너무 지연되거나 낮은 형량을 받게 되는 등 의문스런 부분이 많이 있다.
런던에 망명한 푸틴의 비판자가 폴로늄에 의해 죽음을 당한 일은 이미 많이 유명하고 이러한 사건을 직접 실행한 범인도 러시아는 송환을 거부하고 여러 푸틴의 정적들이 생명을 잃는 등 푸틴을 비판하려면 생명을 걸어야 하는 위험을 안아야 한다.
푸틴의 야심은 국경을 넘어서 시리아에도 개입하여 아사드 정권을 지탱하고 있으며 2014년에는 우크라이나에 개입하여 크름반도를 병합였다. 사실 책이 나온 이후에 벌어진 일이라 책에는 직접 언급이 없었지만 크름에 만족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을 2022년 지금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푸틴의 권좌를 이어가고자 하는 욕망은 메드베데프를 중간에 대통령에 앉히는 꼼수를 통해 러시아의 헌법규정을 우회하여 장기집권을 하고 있으며 미국 같은 외국의 선거에도 개입하는 등 여러 방법으로 계속된다. 특히 10억 달러 이상의 별장을 두는 등 각종 방법으로 러시아의 재산을 횡령하고 있으며 자신의 측근이나 친구를 이용하여 이런 재산을 빼돌리고 있다.
이렇게 이 책은 푸틴의 민낯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푸틴의 야망이 드러난 현재 푸틴과 현재의 러시아의 실체를 알기 위해 읽어야 할 책이다. 특히 만화로 이루어진 이 책은 그만큼 읽기 쉽게 되어 있어서 편하게 읽을 수 있었으며 현재의 러시아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