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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 비대면 외면

[도서] 대면 비대면 외면

김찬호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 얼굴과 시선에 대해서

2020년, 코로나19로 3월 개학이 차일피일 미뤄지다가 비대면 수업/비대면 상담을 하게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IT강국답게 빠른 시일안에 시행착오을 통한 적응을 이뤄냈지만, 충분한 준비가 없었던터라 여러 부작용을 겪었다.

나의 경우, 비대면 상담을 진행하니 하루종일 사람을 대면할 일이 줄어들었다. 화면으로 보는 학생들의 이미지, 그리고 목소리에 실재감을 온전히 느끼기 어려웠다. 자연스러운 맥락이 소거되니, 일방적 정보전달을 위주로 말하게되고, 말도 빨라졌다. 대면으로 진행하면 짧게 느껴지던 50분도, 온라인으로는 너무 길게 느껴졌다.

학생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정말이지 ‘말’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따뜻한 눈빛, 편안한 목소리, 다독임 같은 것들이 가닿지가 않으니 안타까움이 컸다. 동시에 나역시 학생들로부터 얻는 일의 의미와 보람이 반감되어 우울감이 빠지기도 했다.


“혼자 있다는 것은 어떤 공간에 자기 외에는 아무도 없는 상황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물리적으로 누군가가 내 옆에 있다 해도 그가 나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면, 혼자 있는 것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비대면으로 잃은 것들

학생들의 호소문제도 달라졌다. 새내기들은 한 학기가 다가도록 학과 친구가 없다고 응답하는 비율이 80퍼센트는 되는듯했다(신입생 중도탈락 예방 상담으로 특정 학과 전원과 통화한 경험에 비춰보면). 고등학교 친구들과 놀고 수업은 비대면으로. 소속감이 느껴지지 않아서 휴학이나 자퇴를 고려하는 학생들도 더러있었다.

코시국에 입학하여 3학년이 된 학생들은 여전히 조별활동이 어렵고, 필요할 때 어떤 지원을 요청하고 받아야하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대면 수업이 재개되고 난 뒤, 오랜 고립의 부적응을 겪는 학생들을 많이 만났다. 결손된 능력을 복구할 수 있도록 관심이 많이 필요하다.


“각자의 밀실에 오래 갇혀 지냈다. 그 결과 삶과 세계을 다양하게 체험하고 타인에 대란 감각을 익히는 시간을 제대로 갖지 못했다. 코로나 19 시기에 성장기를 보낸 세대에게 이것은 오랜 결핍으로 남을 수 있다.”

- 왜 그토록 극혐하게 될까?

취사선택이 주는 안정감이 얼마나 큰가. 비대면 상황으로 인해 ‘안 보면 그만’ 이라는 마인드가 더욱 강화되었고, 그렇기에 다름을 수용하는 경험이 부족한 상태가 된 것같다는 생각에 위기감을 느꼈다. 다양성을 수용하고 타인과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서 자꾸 나를 노출시킬 기회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결코 대상화하거나 환원할 수 없는 절대적 타자성을 만나게 될 때 우리는 불편함 또는 불쾌함을 느끼게 된다.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다름을 제거해버 리려는 충동이 폭력적으로 표출되기도 하고, 그 에너지가 집단 화되어 전체주의로 나아가기도 한다.”

- 건강한 대면을 위해서 경계짓기

‘사이좋게' 지내려면, '사이'가 필요하다는 말이 깊은 울림을 줬다. 무작정 누군가와 가까워지려 애썼던 시간들을 생각해보니, 그렇게해서 얼마나 사이가 좁혀졌을까 생각하면 씁쓸함을 느낀다. 코로나 시대를 보내며 외로움과 고립감에 질린 사람들은 반대로 친밀감에 집착하게 된 것은 아닐까. ‘사이’가 ‘단절’로 이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만연한 건 아닐까. 인간 본연의 고독을 들여다보는데 오늘날 만큼 많은 주의를 기울였던 때가 있을까. 단단한 경계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좋은 담장이 좋은 이웃을 만든다'라는 말이 있다. 일정한 경계와 거리를 유지하지 못하면 관계에 탈이 나기 쉽다. 지나친 친밀감이 집착으로 변질되어 과도한 요구를 하게 되고, 그것이 충족되지 않을 때 섭섭함과 원망을 품게 된다. 자기와 다른 상대방의 고 유한 영역(생각, 취향, 감정, 욕구등)과 자율성을 간과하면서, 일방적인 지배 또는 과도한 의존으로 흐를 수도 있다. 저마다의 내밀한 세계를 침해하지 않는 정도의 선을 지킬 때, 무리하지 않으면서 서로 의지하고 신세도 질 수 있다. ”

* 본 서평은 문학과 지성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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