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창궐하기 전 서울은 많은 외국인들이 풀방구리 드나들듯 하던 곳이었다. 여행으로 짧게 오거나 한국이 좋아 한국어 연수를 오거나 아예 눌러사는 경우도 많이 늘었다. 그만큰 한국이 발전했고 살기 편한 곳이 되어갔다는 반증인데 거기에 걸맞게 그들에게 제공된 숙박 문제는 또 하나의 변화를 불러 왔다.
한국에 놀러온 외국인 하면 돈이 많을 거라면 편견도 있고 대개 호텔로 갈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개중엔 자는 건 어디서든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몸이 전부인 청춘들도 많아 배낭 하나 매고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다. 그들에게 하루에 수십만원 하는 호텔은 언감생심이며 그렇다고 말도 안통하는 여관에서 잘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외국 체류 경험을 밑천 삼아 자신의 집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게스트하우스로 만들기로 결심하고 홀로 계신 엄마를 설득하면서 자신의 운영기를 풀어놓았다. 그런데 게스트하우스가 아니라 홈스테이로 변경한 이유는 산발적인 뜨내기가 아닌 최소 한달은 장기로 묶는 외국인을 받겠다는 건데 거기에 그만한 사연이 있었다.
이 책의 엄마는 실질적인 홈스테이의 호스트다. 관리와 식사, 청소, 세탁을 담당하고 있고 딸은 영업과 커뮤니케이션을 맡고 있다. 영어를 할 줄 모르는 엄마가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사진들에게 배어나오지만 사실 그런 건 큰 문제가 아니었다. 처음엔 여자 게스트만 받다가 나중엔 남자 게스트도 받고 이런 저런 다양한 국적의 인간군상을 소개하는 코너에선 이 집이 단순히 돈벌이를 위한 숙박시설이 아니라는 걸 그곳을 거쳐간 게스트들의 편지와 시진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이들 모녀는 민간 외교관이었고 한국의 서민 문화를 알려주는 첨병이었다. 매일 접하는 진정한 한국 아줌마가 만들어 준 집밥은 아마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그보다 이들이 전한 한국인의 정은 더욱 더 오래 남아있지 않을까?
책 말미에는 혹시나 이 책을 보고 나도 외국인 홈스테이를 해볼까 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보도 실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