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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여자들

[도서] 내가 만든 여자들

설재인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시작

특별한 소재로 특별한 인물을 내세워 이야기를 전개한다. 설재인의 이야기들은 그 맥락 속에 이질적인 사람들이 많이 제시된다. 일상적인 사람들보다 시대를 거슬러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다. 그러기에 충격적이다. 쉽사리 정신적 공유가 안 된다. 저자의 상상력이 어디까지 미칠지 글을 읽는 내내 경이로운 느낌을 다가가게 한다. 어쩌면 고통스러운 읽기일 수도 있게다. 세상에서 소수 인이 가지는 불유쾌한 기록들이 다양하게 제시되어 독자들의 마음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한 번쯤은 읽어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공유는 쉽지 않다. 13편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몇 개의 이야기를 소개해 본다.

<엔드 오브 더 로드웨이>

성소수자 얘기를 정감 있게 그려낸다. 조금은 생경하다. 엄마 희숙이 혜순 아줌마와 사랑을 나눈다. 아빠는 같이 살고 있지만 일주일에 2일은 외박을 한다. 2일은 혜순 아줌마가 집에 오는 날이다. 혜순 아줌마는 나의 또 다른 엄마다. 음식을 만들고 같이 먹고, 희희낙락하면서 셋은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밤이 깊으면 아줌마 둘이서 보내고 나는 잠을 잔다. 나는 둘의 모습이 무척이나 궁금하다. 그래서 몰래 엄마의 방문 앞에 서서 소리를 듣기도 한다.

그런데 혜순 아줌마가 소리 소문 없이 이민을 가버린다. 나는 무척이나 혜순 아줌마가 밉다. 그렇게 엄마처럼 같이 살았으면서, 엄마를 그리 좋아하면서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엄마는 생활의 의욕을 잃고 말라간다. 그리고 내가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구하고 했을 때, 유언을 한다. 사망 8개월을 남겨 두고였다. 자신의 유골을 혜순 아줌마에게 갖다 주라는 것이다. 어느 누구보다 그녀가 잘 돌보리라는 생각에서다. 나는 영문을 모른다. 그리고 엄마는 죽고, 엄마의 유언대로 유골을 안고 방콕 행 비행기를 탄다.

찾아찾아 간 곳에서 혜순 아줌마를 만난다. 대개 그렇지만 깊은 관계를 나누다가 오랜 시간 헤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만날 때, 그 어색함은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다. 처음 만나는 혜순 아줌마가 낯설지 않다. 어색하지 않다 그냥 엄마 소리가 나온다. 둘은 혜순 아줌마가 일하는 바로 가게 되고, 나는 그곳에서 술을 마시며 혜순 아줌마의 얘기를 듣는다. 혜순 아줌마가 자신들을 떠나게 된 이유를 듣는다. 임신 때문이다. 어떻게 임신을 하게 되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임신한 몸으로 한국을 찾았고 희숙을 만났고 수능 100일 남은 내게 떡을 건넸고, 그리고 다시 태국으로 갔다. 그리고 아이는 동남아 쓰나미 때 없어졌다. 기이한 인간관계 속에서 흐르는 정이 그려진다. 어색함이 당연시 되어 다가온다. 정말 시대가 많이 변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리나, 찡족>

찡족은 작은 도마뱀이다. 이 글에서는 도마뱀을 의인화해 말을 시키고 있다. 태국에서 돌아온 날 찡족이 함께 따라와 집에 기거하게 된다. 그리고 리나에 대해서 말한다. 리나는 현재 태국에서 꼬치 집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녀가 집의 사정상 한국에 들어와 태안에서 고기를 다루는 일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사장의 꼬드김에 신랑을 보지도 않고 시집을 갔다고 한다. 그런데 신랑이 유아의 정신연령을 가진 사람이다. 시어머니는 애기를 보기 위해 갖은 협박과 회유, 노력을 한다. 모든 것이 리나에게 향하는 일이 된다. 하지만 모든 물리적 노력에도 아기는 들어서지 않고 이혼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혼도 합의 의혼이 양국에서 모두 신고를 해야 하는데, 리나는 한국에서만 하고 태국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태국에선 신고를 해야 하는 것을 몰라 유부녀의 상태가 된다. 이런 일련의 일들을 찡족을 통해 듣는다.

다민족 가정의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인륜적인 측면을 고려해 진정 어떤 것이 인간적인 도리인가를 생각해 보게 한다. 글을 읽으면서 참람함을 가득히 느낀다.

 

<회송>

학교에 들어가 혁진을 만난다. 서로 기호가 같은 점이 많다. 둘은 많은 것을 공유한다. 시간도 공유한다. 그러면서 그것이 사랑인 줄 안다. 혁진은 기차를 많이 탄다. 지하철을 훤히 안다. 내가 시간 때문에 혁진에서 전철의 출구에 대해 물으면 바로 대답을 해준다. 그렇게 전화를 하면서 만남도 많아져 간다. 그러면서 그것이 사랑인 줄 안다. 나는 줄업을 하면서 학교 교사가 된다. 그리고 신붓감 1순위가 된다. 혁진은 군대에 간다. 자연스럽게 헤어진다. 나는 외형적으로 괜찮은 한 남자를 만난다. 하지만 그 남자는 나의 정서나 기호엔 관심이 없다. 자신의 욕망만 성취하면 된다. 그 남자에 환멸을 느끼게 되고, 혁진이 그리워진다. 그것은 술이 자리를 대신한다. 인간관계, 애정이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한다. 사랑과 결혼이란 문제도 생각해 보게 된다. 물리적인 교감보다는 정신적인 교감이 중요하지 않을까?

 

<지구를 기울이면>

사거리에서 교통사고가 있었다. 스타렉스 한 대가 우회전을 하다가 파란불이 켜지자 황단보도에 진입한 자전거를 쳤다. 자전거를 타던 아이는 중력이 없는 듯한 것처럼 멀리 날아가 떨어졌다. 스타렉스는 후진하다가 멍하게 서 있는 여자를 치었다. 그리고 차는 다리로 접어들어 사라져 버려다. 아이와 여인은 즉사했다. 나는 이사를 했다. 이사한 집에 한 아이가 피가 가득 묻은 채 마당에 놀고 있었다. 그 아이와 친구가 되었다. 여자 재인은 대학에서 만났다. 어렵게 데이트 신청을 하고 사귀었다. 그렇게 7년을 사귀었다. 그동안 재인은 취직을 하고 나는 군대에 갔는데, 재인이 멀리 전방까지 면회도 왔었다. 재인이 늘 4거리가 위험하다고 하더니 그곳에서 그렇게 갔다.

이 글은 교통사고 현장의 두 사람을 중심으로 그들과 관련 있는 사람들이 화자가 되어 이끌어 나간다. 아이의 영혼과 친구가 된 나는 그 집의 이층에 이사를 온 가정의 자녀다. 죽은 여인의 애인으로 혼자 남겨진 아픔을 곱씹는 남자다. 아이는 죽은 아이의 영혼과 대화를 하고 같이 논다. 그러면서 부모들의 관계가 그려진다. 남자는 죽은 여인의 삶이 멈춰 버린 삶으로 인식하고 자신의 삶은 흘러가고 있음을 느끼며 안타까워한다. 지구라도 기울이면서 재인의 시간이 흐르길 원한다. 결국 뺑소니 범인이 밝혀진다. 우연한 기회에 발생한 사건을 묘하게 이끌어 나가면서 하나의 사고가 얼마나 삶을 파괴하는가를 보여준다.

 

<내가 만든 여자들>

기발한 상상력의 산물이다. 나는 신입사원이다. 부장이 스시 집에서 종업원의 엉덩이를 만지는 것을 본다. 차장님은 30대 중반의 가칠한 여자다. 술집에서 차장님이 이상한 행동을 한다. 그것이 나는 궁금하다. 화장실에 가서 많은 시간이 지나 돌아왔는데 파우치가 불룩하고, 뭔가 이상하다. 그래서 차장님의 감시하기 시작한다. 그 감시가 차장님에겐 자신의 모델처럼 인식하게 하면서 늘 가까이 있다. 커피를 다발로 사주면서. 차장님은 커피를 거부하는데, 나는 감시하는 미안함이 그렇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차장님이 없는 상태에서 차장님의 파우치 안을 보게 되고, 깜짝 놀란다.

너무 놀라 파우치를 원상 복귀시키지 못해 차장님께 걸린다. 그 뒤 차장님과 동행하게 되고 차장님의 집도 방문하게 된다. 차장님 집은 신문으로 도배가 되어 있다. 어찌 이런 곳에서 살고 있나 할 정도로. 도배된 신문은 모두 성폭력과 관련된 것이다. 성폭력이 힘이 센 자들이 범인이기에 법은 제대로 처리를 하지 못한다. 그래서 예쁜 여인을 만들어 당사자를 유혹해 죽이겠다는 생각을 하고 사람을 만드는 것이다. 내가 본 파우치 안에는 그 도구인 손가락, 눈알 등이 들어 있다. 그 후 차장님은 나를 후계자로 인정하고 법망을 벗어난 성폭력자들을 징치하게 한다. 부장이 대상에 올라 있다.

이해할 수 없는 끔찍함과 놀라움으로 만들어진 얘기다. 얼마나 성폭력에 대해 아픔이 진했으면 이런 상상력을 만들어 가질까? 만들어진 여자들, 폭력을 폭력으로 제압하는 여자들, 세상이 조금만 더 건강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게 만드는 끔찍한 상상력이다.

 

<바지락 봉지>

영혼의 이야기다. 저자의 이야기는 교통사고가 많이 등장한다. 교통사고도 크게 난다. 거의가 사망사고다. 여자는 남자를 소개 받는다. 처음 만나는 남자의 배려하는 말에 마음이 이끌린다. 그리고 2년 사귀고 결혼을 한다. 결혼 후 서로 음식 만들기를 공유하면서 즐거운 결혼 생활을 한다. 그러다 1년 쯔음 되었을 때, 저녁 약속을 해 놓고 여자가 회의가 있어 늦어짐에 따라 남자가 마트에세 식재료를 구입하기로 한다. 회의가 좀 늦게 끝이 난다. 그 뒤 폰을 여니 전화가 여러 번 와 있다. 전화를 거니 남편이 마트에서 쓰러졌다는 거다. 그런데 바지락 봉지는 꽉 쥐고 있더라고 한다. 지금 병원에 있는데 어떤 상태인지 모르겠다는 아래층 언니의 말이다. 여자는 부랴부랴 병원으로 간다. 의사는 원폭과 관련 있는 희귀병이라 한다. 준비를 하라고 한다. 여자는 황당하다. 한 머리가 흰 사람이 찾아와 자신 때문에 자신이 차를 박았기 때문에 자책한다. 여인은 그렇지 않다고 위로한다. 그 후 5년이 지나고 여자는 삼중충돌의 교통사고를 당한다. 여인은 어둠 속에서 미로에 던져진다. 그 때 남편이 했던 말, 미로는 벽을 더듬으면서 나아가면 퇴로를 발견할 수 있다는 대로 한다. 그렇게 사지로 나아간다. 교통사고의 안타까움이 교통의 안전과 관련해 마음에 많이 다가오게 하는 글이다.

 

<엉키면 앉아서 레프트 보디>

복싱을 배우게 된, 배우는 이유를 그려나간다. 전 애인들에게 복수를 하겠다는 일념이다. A에서 E까지 5명의 전 애인과의 관계를 그린다. 그리고 체육관에서 복싱을 배우는 일상이 그려진다. 남자들에 대한 환멸이 복싱을 통해 해소되어 나간다. 그러다 시헌을 만난다. 시헌은 승마를 했던 친군데, 23세의 젊은 성실하고 부지런한 사람이다. 복싱도 열심히 한다. 30살의 여복서인 나보다 훨씬 진도가 빠르다. 그는 프로복서가 되어보겠다는 꿈을 지니고 있다. 나는 무척 노력한다고 생각하는데 시헌에 비하면 조족지혈임을 느낀다. 그런 가운데 시헌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면서 스파링 파트너도 한다. 시헌을 만나면서 복수심도 잊어버리고 그에게 매료된다. 그와 스파링 하는 일이 부대끼는 육체가 즐겁다.

 

<유하에게>

알콜 중독자 30살의 유하, 그는 퇴근길 늘 술집을 찾는다. 그곳에서 하루에 주로 높은 도수의 칵테일을 10잔 이상씩 마신다. 월급의 대부분을 술집에서 사용한다. 그런데 어느 날 타의로 그 술집에 갈 수 없게 된다. 술집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집앞에서 아르바이트 종업원이었던 23살의 수완을 만난다. 그리고 술은 같이 술을 마시고 그날 같이 잔다. 수완은 글을 쓴다. 유하는 알콜중독인 자신을 숨길 필요가 없는 수완과의 관계를 지속시키면서 그에게 이야기 재료를 제공한다. 자신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이야기를 첫째, 둘 때, 셋째 수완에게 제공하면서 이야기를 완성시켜줄 것을 원한다. 그 얘기가 SF급이다. 가정의 힘겨운 상황을 부모 선택이라는, 부모가 죽었는데 눈물이 나지 않는 일 등 비정상정인 가정을 얘기한다. 수완이 가정의 평온을 억지로 유하에게 제시하려고 하다가 둘은 오히려 결별한다. 요체는 가정의 파괴가 아이의 유년시절부터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는 사실을 제시하면서 그 끔찍함을 새김질해 보게 한다.

  

마무리  

주로 30살 여성의 특별한 삶이 그려진다. 그가 만나는 남자는 결국 23세의 상큼한 이미지를 지닌 자이다. 그를 통해 지난 어지러웠던 삶이 조금은 치유되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지난 삶 속에서 주어진 모든 여건들이 상처다. 가정을 파탄으로 몰아가는 부모, 여자를 성적인 도구로만 생각하는 남자들, 파렴치한 뺑소니 차주들, 그로인한 알콜 중독자가 된 삶 등 숱한 지난 기억 속에 있는 자신을 괴롭혔던 존재들에 대한 얘기를 한다. 그들이 존재하는 사회에 대해 불합리함을 넌지시 보여준다. 고통의 현장을 직접적으로 수정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다른 삶으로 치환해 망각하겠다는 방식도 주어진 문제만큼이나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해 보고자 하는 생각이 담겨져 있다.

 

잘 공유되지 않는 삶의 방식이지만 그런 환경 속에서 그렇게 살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같은 여인을 사랑하는 일도, 부모가 죽었는데 울음이 나오지 않는 것도, 지난 연인들을 두들겨 패주고 싶을 정도로 미운 것도 환경이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부정적으로 점철된 과거의 삶에 발목이 잡혀 헤어날 길 없는 안타까운 삶의 편린들이 그려져 있다. 그것은 이런 삶이 되지 않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으리라. 보다 긍정적이고, 웃음이 많은, 서로를 의지하는 삶이 많아지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는 역설적인 의미를 담고 있으리라. 저자의 참람한 이야기들을 마음에 담아보면서 나의 지난 삶들이 얼마나 풍성했는가? 기억해 본다. 감사의 마음이 된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http://blog.yes24.com/blog/blogMain.aspx?blogid=revie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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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블루

    뭔가 섬찟한 이야기들이 많네요.
    가장 무서운 건 표제작인 <내가 만든 여자들>인것 같고요.
    독특한 이야기들의 작품인 모양입니다. ^^

    2019.07.26 14:51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나날이

      독특한 소재, 기이한 발상들이 많네요. 여성으로서 만든 일들인 듯해요.

      2019.07.26 17:29
  • 파워블로그 슈퍼파워

    이야기마다 쉽지 않은 소재들이라 읽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 또한 블루님 처럼 '내가 만든 여자들'이 가장 무섭다는 생각이에요~

    2019.07.28 22:1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나날이

      여성들의 지키기 위한 삶의 다양한 모습을 생각해 볼 수 있을 듯합니다.

      2019.07.29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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