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자를 수가 있네요
시간은 물질이 아니라서 나눌 수가 없는데
언어는 그 위대한 일을 해내고 있네요
3월과 2월, 그 사이를 나누는 것은 언어,
원래가 분절되지 않는 시간을 그렇게 나누어
우리들의 마음에서 확연히 구분하게 만드네요.
이제는 옷을 바꾸어 입어야 할 듯하고
이제는 많은 할동을 해야 할 듯하고
이제는 사람들도 만나야 할 듯하네요
길을 많이 걸어야 하고
음식을 많이 먹어야 하고
새로운 것들을 많이 보아야 하네요
시간이 흘러 이렇게 가벼운 날들까지 왔네요
3월은 모든 것이 일어서는 날들이 있는 달,
나뭇가지도, 흙들도, 심지어 개울가의 조약돌들도
마구 움직이는 날들이네요
기미년에는 함성이 올랐던 날이었고
오늘은 내 마음 속에서 함성을 지르는 날이네요
이제는 또 새로운 날들이
미지의 나라로 나를 이끌어 갈 것이라는 확신에
마음이 울렁거리는 날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