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생명들이 마구 일어서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만물의 어머니가 되는 물이 있기 때문인가?
비가 내린다
축복같이 하늘 가득 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그 물은 흘러흘러 땅 속까지 흘러
생명들의 근본을 적시고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그 기운들이 생명들을 통해 마구 일어서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
꽃나무들이 꽃을 피운다
나무들이 짙은 푸르름으로 변한다
짐승들이 날개짓을 한다
사람들의 얼굴이 환해 진다
비가 오랜만에 내리는 비가
우주를 휘돌아 흘러내리는 듯한 비가
인간의 영혼까지 촉촉히 적시는 듯한 단비가 되어
오늘 우리가 머무는 이 땅 위에
근본이 무엇인가를 일깨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