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폭탄이 있다는 고을을
생각 속에서만 만난다
내가 있는 이곳은
더위가 살아있어 생명들이 숨을
몰아쉬게 만든다
몸으로 체득이 안 되는 일들은
아무리 이야기해도 듣기가 힘들다.
하지만 중부 지방 그곳엔
물로 인해 물상들이 변형되고 있다
변형되고 있다
내가 볼 수 없어도
내가 인지할 수 없어도
그곳에서는 그렇게 바람이 불고
그곳에선 그렇게 생명이 살고......
갑자기 하얘지는 두뇌
더위를 먹었는지 머리가 잘 돌지 않는다
더위가 가슴까지 먹먹하게 하여
생각을 놓는다
하나, 내가 그렇게 하나
물푹탄이 있다는 고을은
물폭탄으로 밤을 지새울 것이고
기억이 현실이 된 자리에
눈물의 꽃이 필 듯하다
눈물에 사람들이 잠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