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들 하나하나 모두 재밌었지만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우수상 작품인 <블랙박스와의 인터뷰>(김혜윤)였다. 개인적으로는 우수상인 이 작품이 대상작보다 더 좋았다. 작가님이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셨다는데, 문장에서 어쩐지 프로의 냄새가 짙게 났다.
사회에서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마인드 업로딩이라는 소재에서 표현해낸 것도 인상적이었지만, 무엇보다 주인공의 감정에 이입하게 만드는 작가의 문장들이 좋았다. 사람이 어떤 문장을 아름답다고 느끼려면 반드시 그 사람의 공감의 영역을 건드려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의 문장들은 나도 몰랐던 내 내면의 소수자 로서의 감정들을 이끌어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