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블로그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2023) 오월에

마당에서 꽃을 보며 사는 일, 일상과는 다른 속도로 흐르는 시간에 익숙해져야 가능한 일이다. 씨앗이든 모종이든 심고 물을 주고 또 물을 주면서 기다려야만 하니. 그러다 어느 순간, 기다림을 잊은 어느 순간 피어난 꽃들을 본다. 심을 때 익혔던 이름들은 그새 잊었는데. 햇볕이 따스하다고 해도 비가 내린다고 해도 온통 꽃과 연결시켜 걱정하는 날들, 봄이 간다.

2023.05.13 공감 횟수 2 댓글 수 0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2023) 첫해 마당은

마당을 꾸미는 첫해는 온통 실험 과정이다. 봄이라고 화들짝 반겨서는 이 꽃, 저 나무들을 마구 심는다. 이마저 옮기는 일이 잦다. 뿌리가 자리를 잡는 시간을 기다려주지 못하는 조급함, 이 또한 시행착오의 과정. 이런 중에도 꽃을 보면 반갑고 환해진다. 정원에서는 오감을 느끼겠다고 다짐한 뒤라 예전과 달리 고맙다. 비도 바람도 햇볕도 구름 그늘마저도 온통.

2023.03.26 공감 횟수 3 댓글 수 0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2023 봄에

밤이 되면 영하의 언저리를 맴도는 기온이지만 낮에는 따뜻하기만 해서 더 기다리지 못하고 꽃모종들을 심는다. 씨앗으로 키우는 녀석들은 포트에서, 모종으로 데려온 녀석들은 빈 땅 적당한 곳에. 심는 순간까지는 불러준 이름이 심고 나서는 잊어버려 스스로 안타깝다. 심는 마음도 급하고 꽃을 기다리는 마음도 급하다. 봄이 금방 지나가 버릴까 두려운 마음을 감추려니.

2023.03.17 공감 횟수 3 댓글 수 0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2023 봄에 꽃이 피기 시작하다

마음이 어지럽거나 말거나, 문제가 해결되거나 말거나, 마냥 내버려두고 싶은 때가 온다. 그러거나 말거나, 잠깐 잊어버리고 마음을 바쳐도 좋을 대상, 내게 꽃이다. 책처럼 생각을 요구하지도 않고 가만히 응시하게 하는 너그러움이 있다. 마음이 편해지고 살짝 울렁거리다가 서서히 차오르는 기운을 느낀다. 인생, 뭐라고 싶다가도, 이게 또 인생이지. 봄꽃이 반갑다.

2023.02.27 공감 횟수 4 댓글 수 2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열매치자 나무 키우기

2022.08.09 공감 횟수 2 댓글 수 0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여름에 이사

2022.07.21 공감 횟수 5 댓글 수 4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2022년 카네이션

작년 5월, 카네이션 화분 몇 개를 얻었다. 꽃이 활짝 핀 풍성한 화분이라 포기를 나누어 화분 수도 늘이고 꺾꽂이도 해 보았다. 잘 자라는 듯 했으나 여름을 보내면서 점점 시들어갔다. 가을 무렵 포기하는 마음으로 땅에 옮겨 심었다. 겨울을 넘길 수 없으리라는 절망까지. 이럴 수가, 영하의 기온에도 살아남아 꽃을 피운다. 카네이션은 노지 월동이 되는 꽃이다.

2022.05.27 공감 횟수 4 댓글 수 0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오늘, 봄비

오랜 가뭄 끝의 비는, 특히 봄비는 반갑고 고맙다. 땅에 뿌리박은 식물들이 보내 오는 환호 소리가 들리기 때문이다. 이미 꽃을 피운 녀석들이나 이제부터 피우려고 하는 녀석들의 안도하는 숨소리와 빗물에 젖어 반짝이며 튕겨 내는 재기발랄 웃음소리까지. 나는 아무 준 것도 없이 온전히 받기만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이런 웃음이 망설임 없이 오가면 좋겠다.

2022.04.13 공감 횟수 3 댓글 수 0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봄에 찬비 내리고

봄이 다 온 듯하더니 찬비 내리면서 춥다. 봄볕 쬐라고 마당에 내놓았던 화분들을 안으로 다시 들인다. 내리는 빗물 받아 머금게 하면 될 것 같았는데 물도 따로 줘야 할 상황이다. 자연 속에서 저절로 자라는 것들과 다르게 키우는 것들에는 요모조모 손이 간다. 잠깐 귀찮게 여겼던 마음이 미안해진다. 귀찮으려고 시작한 일이면서. 할 일이 있다는 건 좋은 것이다.

2022.03.18 공감 횟수 3 댓글 수 0

포스트 2022 프리지아를 보내며

2022.03.14 공감 횟수 3 댓글 수 0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2022년 프리지아

지난해 봄에 구해 꽃과 향기를 듬뿍 즐겼던 프리지아. 꽃 진 후 얻은 구근을 여름내 말렸다가 9월 15일 화분에 심었다. 물을 주면서 싹이 오르고 잎이 자라나는 모습을 보며 기다리기 다섯 달. 2월 들어서 꽃봉오리가 하나둘 맺히기 시작하더니 오늘 아침 한 송이가 활짝 피었다. 내일부터는 더 많은 송이들이 까르르 화르락 피어날 테지. 그러면 나도 더 웃겠지.

2022.02.23 공감 횟수 5 댓글 수 2

포스트 카네이션 2022년 2월

지난 봄 카네이션 화분을 몇 개 얻었다. 한창 꽃을 보았으나 돌봄에 실패했던 건지 비실비실 말라가던 차에 가지를 잘라 삽목을 해 보았다. 제대로 자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심은 건 아니었다. 혹시라도 하는 마음으로. 가을이 되면서 화분에서 시들어가던 것들을 땅으로 옮겨 심고 겨울을 넘기기만 바라는 중인데. 삽목한 가지에서 꽃이 핀다. 많이 놀랐고 반갑다.  

2022.02.05 공감 횟수 3 댓글 수 2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영하 16도의 겨울날에

2021.12.27 공감 횟수 5 댓글 수 6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가을 제라늄

꽃망울 머금은 채로 나를 기다리게 하는 제라늄. 꽃잎 활짝 펼쳐내기까지 일주일이 더 걸리는구나. 봉오리 때의 꽃색으로 짐작하고 있다가 조금 다른 색으로 피어나는 걸 보는 의외의 반가움까지. 삽목해서 키워 보는 꽃이 모체의 것과 똑같지도 않다. 앞서 키우신 분들이 한 말을 이제야 알겠다. 아침마다 열린 꽃잎 수를 헤아리며 지켜보는 이들만의 세상, 문이 없다.

2021.11.21 공감 횟수 3 댓글 수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