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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133) 임실치즈테마파크

볕이 뜨겁다. 휴일이지만 관광객이 적어 분주한 느낌은 없으나 다니기에는 쉽지 않다. 자체적으로 생산한 치즈로 만들었다는 피자도 먹고 파스타도 먹었다. 건강한 맛. 발효빵도 사고 카페 루체른에서 커피도 마시고 치즈판매장에서 치즈도 샀다. 체험만 빼고 짧은 경로로 할 일은 다 해 본 셈이다. 궁금한 곳이었는데 괜찮았다. 공사 중인 곳이 많다. 더 나아질 모양.

2023.07.02 공감 횟수 1 댓글 수 0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132) 순천만국제정원 20230525

지치도록 본다는 말의 뜻을 실감한 날. 친구의 권유로 와 본 초여름의 순천만국제정원. 인공의 힘으로 꾸며 놓은 꽃밭들이었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이렇게 많은 꽃을 본 적은 없었으니까. 이름을 익히 알고 있는 꽃들도 반가웠고 새로 익히는 꽃 이름도 새롭기만 했다. 오래 기억에 담아 둘 수 있기를. 꽃 보기에 참 좋은 맑고 환한 날이었다.

2023.05.26 공감 횟수 3 댓글 수 0

포스트 (131) 황매산에서-20230424

철쭉으로 유명한 황매산에 와 보았다. 아주 오래 전 등산을 했던 기억은 있으나 산의 정경은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철쭉은 산의 일부부터 피어나고 있었고 본격적인 축제일부터는 환하게 밝히리라 짐작되었다. 넓었다. 곳곳으로 길을 이어 놓아 탐방객들이 수월하게 다닐 수 있도록 해 둔 것도 좋아 보였다. 꽃을 따라 다니는 사람들, 어느 새 나도 이들 중 하나다.  

2023.04.26 공감 횟수 4 댓글 수 0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130) 4.3 평화공원에서 - 20230403

늦은 오후에 4.3 평화공원에 와 보았다. 오전에 있었던 기념식장을 정리하는 사람들과 숙연한 태도의 탐방객들이 보였다. 현기영의 '순이 삼촌'을 한번 더 봐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스쳤고 아픈 역사의 흔적은 좀처럼 치유되지 않는 현실을 한탄하게 했다. 날은 선선했고 바람은 거칠었으나 시원했다. 같은 공간에서 한마음으로 다니고 있는 이들로부터 큰 위로를 얻었다.

2023.04.05 공감 횟수 2 댓글 수 0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129) 광양 매화마을

남쪽 지방에는 꽃들이 피어난다. 한꺼번에 피어나는 꽃들을 그대로 보내기 아쉬운 곳에서는 축제를 연다. 들썩인다. 공기도 꽃들도 길도 사람들의 기대도. 축제 하루 전인 광양의 매화마을에 들어섰다가 차가 너무 많아 그냥 지나치고 오후 늦게 다시 들렀다. 사람들이 빠져 나간 자리에 매화꽃 향기가 그윽했다. 겨울 끝나기를 기다리며 매화를 찾던 이의 마음을 알겠다.

2023.03.10 공감 횟수 6 댓글 수 2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128) 하동 송림에서

어렸을 때는 하동 솔밭이라고 불렀다. 하동 쪽 섬진강변에 특별히 정돈되지 않은 채로 늘어서 있었던 소나무숲. 얼마만에 와 본 건지 헤아려지지가 않는다. 아주 낯설고 깔끔하다. 아무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게 또 괜찮다. 시간도 흘렀고 추억도 지워졌을 테고 공간은 새로 태어났고. 지켜야 할 것과 버려도 좋을 것들이 자연스럽게 명멸하는 순간을 통과하는 기분.

2023.02.20 공감 횟수 1 댓글 수 0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127) 진안 운장산자연휴양림

진안에 있는 자연휴양림에서 지내 보았다. 휴양림 안에 있는 계곡이 한적했다. 여름이면 사람들로 붐빌 테지. 계절과 어울리지 않는 듯 싶어도, 나무의 가지들이 아직은 앙상한 채로 버티고 있어도, 길 양쪽으로 미처 녹지 않은 눈뭉치가 굴러 다녀도, 휴양림은 어디라도 좋을 듯하다. 숲 속이니까, 숲 안에서 숨쉬게 되니까. 휴양림 안의 가게에서 먹은 수제비까지.

2023.02.16 공감 횟수 3 댓글 수 0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126) 코타키나발루에서

좋은 사정으로 찾아온 코타키나발루. 호텔이 바다에 이어져 있어서 산책하기에 편하다. 날은 따뜻하고 비는 내려도 좋고. 물에는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바라보는 것만으로 마음에 차고. 여기가 어디인지 따지지 않고 잠시 내려놓는 시간. 내 분수에 맞는지 넘치는지조차 개의치 않고. 이렇게 바라보고 있는 바다는 또 내 기억 속 한 자리를 채우고는 오래 머물러 주겠지.

2023.01.30 공감 횟수 4 댓글 수 4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125) 겨울 여수에서

여수에서 이틀. 바다를 보는 일로 다 채웠다. 밥을 먹으면서도 보고 커피를 마시면서도 보고 오동도에서도 보고 향일암에서도 보고 기어이 걸으면서도 보고. 바다를 보고 싶어 갈증을 느꼈던 것도 아니었으나 여수시가 마련해 놓은 바다의 바깥 풍경 속으로 순순히 들어갔다. 추위도 못 느끼며 느긋했고 맛있었고 마음이 무척 풍요로웠다. 한동안 씩씩하게 살 맛을 얻었다.

2022.12.21 공감 횟수 6 댓글 수 2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124) 가을 군산에서

군산에서 사흘. 시간 여행으로 이끄는 시내에서 머물러 보기도 하고, 바다를 나누어 놓은 새만금 방조제도 지나가 보고, 다리로 이어 놓은 고군산군도를 돌며 해가 지는 모습에 감탄도 하고. 일상을 벗어나 낯선, 그러다가 낯익어지는 풍경에 잠시 매혹되어 생을 찬탄도 하는. 세상 어디라고 새로울까마는 또 세상 어디도 같은 곳은 없고. 나 역시 어제의 내가 아니고.

2022.10.16 공감 횟수 6 댓글 수 4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123) 가을 경주에서

경주는 와도 와도 또 오고 싶은 곳이다. 이게 참 좋다. 전에 와 본 곳을 또 가 와도, 그때 그 계절과 같아도 달라도, 경주가 변했고 내가 나이가 들었어도. 추억처럼 전생처럼 이승에서의 또 다른 삶의 현장처럼. 북적이는 곳은 북적이는 대로, 고즈넉한 곳은 고즈넉한 대로 스르르 스며들어 돌아다녀 본다. 아는 이 아무도 없어도 혼자 속으로 한없이 반가워하며.

2022.09.28 공감 횟수 3 댓글 수 0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122) 거제 지심도에서

한여름에 지심도에 가 보았다. 너무 뜨겁고 습한 날씨라 오가는 사람은 안 보이고 모기만 반겼다. 지상은 더워도 숲은 청량했고 바다는 푸르렀다. 동백이 한창일 때는 동백꽃만큼 사람이 모여 들겠지만 동백잎만 보아도 마음(심)으로 불리는 섬이어서인지 마음만큼은 넉넉해졌다. 되었다. 꽃은 땅에서도 피겠지만 마음 안에서도 기억 안에서도 넉넉히 피울 수 있을 테니.

2022.07.10 공감 횟수 3 댓글 수 0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121) 용인 에버랜드에서

불현듯 에버랜드에 꽃을 보러 가고 싶어졌다. 자연이 아닌 인공으로 만들어진 꽃동산. 언제 와 보았는지 기억에도 없는, 자연농원일 때 왔었던가. 꽃은, 튤립이 지고 장미가 피기 전, 내 아쉬움만 만발했으나 사계절 내내 꾸며 놓은 꽃밭이 있어 덜 섭섭했다. 놀이기구는 안 타고도 좋았고, 삼십 년 쯤 어려진 기분에 마냥 상쾌했다. 이젠 천천히 잊어도 괜찮겠다.

2022.05.11 공감 횟수 4 댓글 수 0

포스트 모바일 작성글 (120) 제주의 풍차

바람 따라 돌아가는 풍차는 그게 어떤 모습이든 어디에 서 있든 자유롭고 멋져 보인다. 하다못해 거대 콘크리트로 만들어졌다 해도. 제주도에서는 바다나 언덕을 지나다가 이 거대한 풍차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신풍 풍차해안도로와 녹산로 유채꽃도로, 작정한 것은 아니었는데 일상의 풍경처럼 스쳤다. 바람이 불때마다 천천히 돌아가는 풍차의 날개, 만져 보고 싶었다.

2022.03.29 공감 횟수 2 댓글 수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