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시점 짧은 소설이라고 해서 고양이를 화자로 삼은 소설인 줄 알았다. 고양이를 소재로 삼은 소설이라는 게 더 적절할 것 같다. 그리고 짧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이만큼이나 짧은 걸 뜻하는지 몰랐다. 두 가지 중요한 설정에 실망감을 안고 읽은 셈이다. 책의 크기는 작고 각 글의 분량은 짧고 주제도 특별할 게 없었다.(작가들이 쓸 거리가 떨어지면 고양이를 데려와 쓴다는 말을 어딘가에서 들었는데 이 책도 그런 건가 의심을 살풋 했다.)
모두 10명의 작가가 참여한 책이다. 고양이 이야기들. 고양이를 두고 겪었거나 상상했거나 바랄 만한 사건들을 이야기로 엮은 글들. 사실이든 환상이든 그 경계는 별로 의미가 없다. 다들 고양이를 좋아하는 작가들인 것 같고, 고양이에 대한 애정은 작품에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고, 고양이에 대한 글을 쓰는 작업이 마지못해 하는 일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것만큼은 짐작할 수 있었다. 사람이 사람 아닌 생명체를 사람과 같이 또는 사람 이상으로 대하는 태도를 보는 게 읽는 내 마음을 참으로 너그럽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10명의 작가 중에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도 있었고 처음 보는 사람도 있었다. 이런 책을 읽을 때면 늘 설렌다. 알고 있던 작가라면 확인하는 기쁨, 혹시 모르고 있었던 작가라면 비로소 이루어진 만남의 기쁨을 기대하게 되니까. 아쉽게도 이 책에서는 기대가 접혔다. 특별하게 와 닿은 고양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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