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된 책을 읽어 본다는 게 중요하니까. 동화책이라고 해도. 그런데 이 책이 동화책인 건 맞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쓰여졌다고 해서 어린이들이 받아들이기에 적절한가, 뭐 이런 생각을 좀 했다.
사랑하는 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여자가 키우는 거북이를 이용한 거짓말을 한다는 남자, 그 거짓말을 이어 가기 위해 또 그 다음 수준의 일을 꾀하는 남자의 이야기. 어른인 입장에서 읽으면 오히려 코믹하고 유쾌해 보일 수도 있겠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흠, 어린이들이 읽으면 질문을 좀 하게 될 것 같다. 왜 거짓말을 하는 것이냐고, 그 거짓말이 어떻게 들키지 않는 것이냐고, 어떻게 그런 거짓말에 속을 수 있는 것이냐고.
영어 동화책 한 권 읽는 데에 마음 준비하는 시간이 이렇게 오래 걸려서야 영어 소설책을 읽어 낼 수 있는 날이 올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끊어 버리는 지경은 아니니까 또 시도해 봐야지. 이제는 더 이상 외국의 어느 서점에서 책을 고를 수 있을 날이 와 줄 것 같지는 않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