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출판사에서 나오는 이 계간지는 내 읽기 목록 중 사소한 도전 상대에 들어간다. 우리의 젊은 작가들 중 내 취향과 맞는 사람 혹은 작품을 찾아내는 재미를 위해서. 한 계절에 세 편, 적어 보이나 결코 적은 게 아님을 계속 읽으면서 깨닫는다. 특히 내 마음에 드는 글을 만나기까지는.
이번 호의 세 작품은 모두 내 취향과 가깝다. 사건과 이야기에 충실하고 인물 간의 관계를 그려 보이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이런 경우도 생기는구나, 세 편 다 마음에 드는 경우도. 흡족하다. 한여름에 봄호를 읽고 있어서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지도 모르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만 빼고.
작가 이름을 쉽게 떠올릴 만큼 익숙해지려면 더 많이 읽어야 하겠지. 등단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인 작가들이라 나로서는 마음에 드는 작가라고 해도 이름을 다 익히는 게 어렵기만 하다. 게다가 어쩌면 다들 이렇게 예쁘기만 한 것인지. 조금씩 덜 힘들어 하면서 좋은 글, 재미있는 글 자꾸자꾸 써 주셨으면 좋겠다.
강보라의 -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 발리의 우붓이라는 곳을 배경으로 한다. 가 보고 싶다, 아니, 가고 싶지 않다. 요가도 사진도 그림도 춤도 삶 다음이다. 삶 자체가 아니라. 나는 이러하다.
김나현의 - 오늘 할 일 : 세 편 중 제일 인상적이었던 글. 사는 게 이토록 치밀하면서도 낭만적이어야 하나 싶었다. 이 부부 괜찮을까? 괜찮았으면 좋겠는데 괜찮을 것 같지가 않아서 마음이 아프다. 대책도 없이.
예소연의 - 사랑과 결함 : 좋은 것과 안 좋은 것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따라 삶을 대하는 시선이 달라질 것이다. 이 태도는 천성일까, 후천적 노력에 따라 얻는 것일까. 이만큼 살고 보니 노력만으로 안 되는 게 있더란 말이야 하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때가 잦은데. 좋은 것을 당당하게 누리는 바람직한 사회에서 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