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5권에서 2권째. 다섯 권을 다 펼쳐 비교해 보면 작가가 의도했을 각기 다른 주제가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럴 생각이 없어 그냥 본다. 그냥 봐도 괜찮다. 더 정확하게 나는 좋다. 이 편하고 부담 없는 시간이.
남매는 친구보다 친할 수도 있고 멀 수도 있다. 누나와 남동생의 경우와 오빠와 여동생의 경우도 차이가 많이 나고. 만화는 누나와 남동생의 관계를 설정하고, 화자를 남동생으로 삼아 주로 누나 쪽을 관찰하거나 누나의 태도로 여자의 속성을 추측하는 남동생의 입장을 보여 주고 있다. 이게 영 사소한 내용이다 싶어도 흥미롭고 끄덕여진다. 내 생각으로 아닌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그럴 수도 있다 싶으면 수월하게 넘어가는 흐름도 괜찮다. 거스르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드는 일도 자주 있는 게 아니므로.
애인이 있는 누나. 있으면서 다른 남자와 데이트를 하는 누나. 멋있게 보이고 싶은데 잘 안 된다고 생각하는 남동생. 멋있게 보이는 방법을 누나에게 물어 보면 영 신통치 않게 대답하는 것 같은데 그게 또 그럴 듯하게 여겨져 수긍하는 남동생. 이 정도면 친한 남매라고 봐도 될 것 같다. 어지간히 친하지 않고서는 나눌 수 있는 대화가 아니니까.
세 권 더 남았다. 나의 사소하고 행복한 기대도 이만큼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