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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안녕,여름>

[공연] 연극<안녕,여름>

2016.09.06 ~ 2016.10.30

!! 연극 !! 만7세이상 관람가(미취학아동 입장불가)//20161030제작 !! 개봉// 출연 :

내용 평점 5점

가을은 이미 와 있었고, 이 가을도 벌써 가려고 하는 즈음에, 예매할 때만 해도 여름 끝자락이나마 붙잡을 수 있을까 말까 아리송했는데, 철늦은 느낌 일부러 놓지 않으려는 듯한 의지를 품고 이 연극을 봤다. 그리고 제목의 이중적 의미, 속뜻 혹은 주제는 연극이 반이나 지나고서야 알아차렸다. 우리말이 참 오묘하기도 하지, 올 여름을 마침내 이렇게 보내도 좋구나 싶다(근데 한낮에는 아직도 좀 덥다, 10월이 다 가는데도).

 

재미있다고 말하기보다는 감동적이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릴 연극이었다. 첫 번째 반전이 일어났던 순간부터 객석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는데, 나는 그때까지도 마음이 흔들리지는 않은 상태였다. 어라, 이게 무슨? 이 정도였는데 감성이 흐르는 속도가 빠른 사람들은 벌써 울고 있었던 거다. 내 왼쪽 관객도 훌쩍이고 있고, 오른쪽에 앉은 딸도 눈물을 닦고 있고, 앞에서도 훌쩍거리고, 사방에서 들려오는 훌쩍임에 그만 내 눈에서마저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이런, 이 정도는 아닌데? 내가 왜 이래? 마음 한쪽으로는 애써 냉정해지려고 하고 있고, 무대를 보는 눈에서는 계속 눈물이 고이고, 배우는 배우들대로 울면서 연기를 하고 있고, 연극 보면서 이런 경우에 놓이기는 처음이었다고 해야겠다.

 

우리가 본 연극의 출연진은 남자주인공 역에 김도현, 여자주인공 역에 최유하 배우였다. 다 보고 난 후에 이 사람들이 어떤 활동을 해 왔는지 이력을 찾아보고 싶을 만큼 열연을 해 주었다. 아무리 연기라지만, 아무리 꾸며 내는 생이라지만, 이만큼의 절절함을 보여 주려면 얼마나 몰입해야만 가능할까. 내가, 내가 아닌 사람이 되어 보는 일, 그 놀라운 경험과 카타르시스, 연극이 오래오래 살아남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또 배우에게도 관객에게도, 정도의 차이가 있어서 입장이 달라지는 것일 뿐, 재능이 있고 없고의 차이일 뿐, 다른 모습으로 살아본다는 간접 경험의 가치는 본연의 제 삶과는 또 다른 의미를 가져다주는 일일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내가 연극을 보고자 하는 이 의욕을 설명할 길이 없다

 

시원하게 울지는 못했다. 주위를 살피는 눈치가 내 은밀한 감수성을 이겨버렸던 탓이다. 이 나이에 저 연극 상황에 줄줄 운다는 것도 멋쩍은 일이다. 남편이 살짝 떠오르기는 했지만, 피싯, 곧 물러났고. 배우를 비롯해서 제작진 모두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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