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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극 [올드위키드송] - 동숭아트센터

[공연] 음악극 [올드위키드송] - 동숭아트센터

2016.09.21 ~ 2016.10.23

!! 연극 !! 만 13세 이상 (중학생 이상 관람가) //20161023제작 !! 개봉// 출연 :

내용 평점 5점

우리가 사는 세상이나 사는 모습이 우리가 생각하고 믿는 대로 명확하게 보이고 전개될 수 있다면, 이렇게 가정하는 자체가 그 바람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임을 알고 말하는 것이겠지만, 참 뜻대로 펼쳐지지는 않는 세상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 아닐 줄 아니까 포기할까? 안 될 줄 아니까 잊어버릴까? 내 마음대로는 안 되고 네 마음대로만 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세상에서 입장을 바꾸면 똑같이 내 마음대로 안 된다고 투덜거리게 되는 이 노릇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나이와 시간이 어느 정도 해결을 해 주는 것도 같다. 젊은 피아니스트를 달래고 가르치고 깨우치는 노교수의 지혜를 보고 있자니 그런 생각도 든다. 짧다고 하면 짧을 수도 있고 길다고 하면 길다고도 할 수 있는 우리네 한 생애, 어린 시절을 거쳐 성인이 되고 노인이 되기까지 누군가는 철이 들고 누군가는 평생 철들지 않고 살기도 할 텐데, 어른은 어떤 사람을 가리키는지, 노인이 되면 어떤 지혜를 갖게 되는 것인지, 우리가 이 세상에 나와 제대로 살아 보기는 하는 것인지, 피아노와 노래가 섞여 울려 퍼지는 연극을 보면서 스산한 물음 속에 빠져 있어 보았다.

 

연극의 전형을 본 것 같다. 잘 모르겠지만, 이론으로 배운 연극과 희곡의 요소들을 낱낱이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해야 할까. 배우와 관객의 적당한 거리(요즘의 퓨전연극처럼 직접 대놓고 만나는 게 아님),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구성을 느끼게 해 주는 희곡의 내용 전개, 인물의 성격이 확연하게 돋보이는 대사들, 무대 장치 뒤로 숨겨져 있는 암시의 요소들, 배우들이 들려주는 피아노와 노래는 덤으로 주어지는 선물과 같을 정도로 좋았다. 가끔은 이렇게 본연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껴 보는 것도 좋을 일이다.

 

말의 유희에서 오는 즐거움을 아주 좋아하는 편인데, 나에게 이런 면이 있다는 것을 이 연극으로 오랜만에 확인해 보았던 것 같다. 반듯하고 어긋남이 없고 흐트러지지 않은, 정돈된 것을 향한 동경, 나에게 있는 본성의 하나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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