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하루 한 가지 채소요리> 라는 책을 읽었다. 제철 채소를 이용해 간단하고도 건강한 요리를 만들 수 있었는데, 이 책도 그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었다. <오늘부터 채식밥상> 이라는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다시피 고기를 이용한 요리는 하나도 없었다. 영양소는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기에 단백질 보충을 위해 고기 요리도 필요하고, 채식 요리도 필요하다. 고기가 좋다, 채소가 좋다 보다는 자신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범위내에서 적절한 조절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싶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 책은 채식을 하고 싶기는 한데, 어떤 요리를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고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보면 좋을듯했다.
고기, 달걀, 우유, 멸치 한 마리 쓰지 않고도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채식 밥상의 팁을 먼저 알려주고 있었다. 어떤 색깔 모양의 채소가 싱싱한지, 손질은 어떻게 하는지. 또 어떻게 해야 오랫동안 싱싱하게 보관할 수 있는지 조목조목 가르쳐주었다. 가끔 많은 양의 식재료가 생겼을때 어떻게 하면 오랫동안 먹을 수 있을까 고민이 될때는 인터넷을 찾아보는데, 42가지 재료에 대한 정보를 실어두어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듯했다. 그런데, 그보다 더 마음에 드는 것은 채식 요리의 기본양념으로 채소 끓인 물과 채소 간장 만드는 방법이었다. 요리 고수들을 보면 이런 기본 재료들을 한꺼번에 준비해두고 요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편하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따라해보고 싶은 부분이었다. 요리 레시피를 보면 국물을 이용하거나 간장이 필요한 요리는 모두 기본 양념을 이용하고 있었는데, 제대로 한번 해보고 싶어서 채소 끓인 물을 만들었다. 아무래도 그냥 물을 쓰는 것보다는 깊은 맛이 우러났다. 하지만, 간장은 음식점을 하시는 이모가 주신 맛간장이 있어서 그것을 사용했는데, 그냥 간장과는 차이가 있었다.
총 102가지의 레세피가 있었다. 주부 25년차가 되다보니 밥 국 찌개, 반찬요리는 대부분 할 수 있는 것들이고 평소에도 해 먹는 것이었지만, 별미요리, 손님 초대 요리 등에는 해보지 않은 것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 먹어보고 싶은 것, 평소 하지 않았던 요리들을 만들어봤다.
1. 든든하고 다채로운 일상 메뉴 밥 국 찌개- 콩나물무보리밥, 두부찌개
콩나물무밥은 종종 해먹는데 보리를 사용해보지는 않았었다. 며칠 전에 아버지가 신선한 보리쌀을 주셔서 바로 처음으로 보리를 이용해서 만들어봤다. 아이들은 좋아했는데, 쌀을 좋아하는 신랑은 거칠다고 했다. 난 거친 그 질감도 괜찮았는데.
두부만 넣은 두부찌개는 처음이었다. 어쩌다보니 두부가 집에 여섯 모가 있는 관계로 두부찌개 도전. 두부찌개의 맛은 역시 두부가 좌우하는것같다. 정말 맛있었다. 고기 없이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정말 좋은 재료 두부. 그래서인지 두부를 이용한 요리가 상당히 많았다. 저자기 혹시나 채식으로 인한 단백질 부족을 염려하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가 아닐까 싶었다.
2. 고기 없이도 맛있는 매일 반찬- 구운 잣을 곁들인 더덕구이
책을 넘겨보던 딸이 먹고싶어했다. 잣이 없어서 호두를 잘게 부수어서 고명으로 얹었다. 오랜만에 먹으니 별미였다.
3. 특별하고 근사한 별미 요리- 감자크로켓, 간풍쑥갓
딸아이가 중학교때 수행평가로 음식 만들기를 하는 것이 있었는데, 온 가족이 만들었던 추억이 있다.
아버지가 감자를 한 박스 가져다 주셔서 저 감자를 언제 다 먹을가 고민하고 있는 중이었기에 바로 만들어봤다. 아들,딸은 이럴때 쓰는것이지. 채식 밥상이라 계란을 쓰지 않아서 계란물 입히는 과정은 생략했다. 강황을 넣어라고 했는데, 마침 친구가 준 강황가루가 있어서 넣었다. 붉은 빛을 내기 위해서 레시피에 있는 부추,양파, 강황외에 당근도 넣었다. 강황가루 덕분에 색이 너무 예뻤고, 특유의 향도 있어서 좋았는데, 저자의 말처럼 재료 하나만 바껴도 차이가 나는 것이 느껴졌다.
튀기기 전의 모습인데, 35개의 감자가 46개의 감자크로켓으로 탄생했다.
아들이 집에서도 깐풍소스의 맛을 낼 수 있구나하면서 깐풍기 만들어먹자고 했다. 깐풍소스 레시피는 앞으로도 잘 활용할 수 있을것같다.
4.입맛 없는 날엔 분식 & 면요리- 단호박고구마떡볶이
떡볶이라고하면 오뎅, 양배추 넣은 것만 생각했는데 떡볶이의 새로운 변신이었다. 단호박과 고구마의 단맛이 고추장의 매운 맛을 잡아줘서 특별한 떡볶이가 되었다.
5. 간단하지만 풍성한 손님 초대 요리- 어향가지볶음
양꼬치 집에 가면 꼭 시켜먹는 요리라며 딸이 추천한 요리였는데, 가지의 새로운 변신이 맘에 들었다. 그런데, 지난 번에 했던 가지강정의 인기에는 미치지 못했다.
6. 우유, 버터 없이도 맛있는 채식 베이킹-메이플스콘
저자는 우유 대신 두유를 사용했다. 버터 없이도 빵이 만들어지는구나. 대신 포도씨유를 넣었다.
이렇게 만든다면 매일 만들수도 있겠다. 너무 간단한 레시피라 마음에 들었다.스콘 만든 김에 아이들과 간단한 티파티를 했다.
YES24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