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난 스크린이란 것만 잊고 본다면,
어떤 현장콘서트 보다 또는 어떤 영화보다도
가슴벅차게 만드는 90분을 경험케 해줄 극장용 공연실황이다.
어둡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천천히 점점 크게 들려오는 30년전 관객들의 함성소리로
이 극장용 콘서트는 시작된다.
이어 어둠속에서 등장한 4명의 Queen 멤버들이 보이고
한참 뒤떨어져 보여야 맞을 80년대의 무대장치와 스타일들
더불어 가장 중요한 사운드까지 어느 하나
지금의 것들 못지 않은 느낌으로 화면을 채운다.
도리어, 현재의 뮤지션들이 그때의 덜 전자적이고, 덜 겉멋 들었던
음악의 본질을 제대로 계승해 내지 못했단 오해마저 들게 할 정도다.
마치 이젠 '풍요 속 빈곤'만을 생산해내는 시대라 느껴지게 할 만큼...
하이네켄 맥주와 몇개의 종이컵이 올려져 있는 피아노 앞에 앉아
보컬 프레디 머큐리가 2번째 곡으로 'Somebody to Love'를 열창하기 시작하면
이미 공연은 한참 남은 나머지 공연시간마저 절정의 분위기로 유지해 나간다.
이게 정상급 전설의 뮤지션만이 보여줄 수 있는 파워일까?...
처음 극장에서 느껴보는 생소한 경험에 적응하다,
점차 공연에 맞춰 나의 마음도 흐름을 타고 카타르시스 속으로 빠져든다.
CINUS 이수 5관은 고막이 찢어질 듯 뿜어져 나오는 굉음들...
컴퓨터 600대가 리마스터링 했다는 퍼펙트한 음질을 마구 뿌려댄다.
앞줄 2번째라 걱정했던 고민은 듣고 보다보면
오히려 스크린의 테두리를 볼 수 없는 자리라 더 몰입케 만드는
괴로웠던 장점이 되버린다.
물론 소리는 앞쪽 자리기에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무척이나 컸는데,
그럼에도 81년도의 공연이란 시간차를 못 느낄만큼의
Perfect한 화질과 음향이다.
내가 본래 퀸의 골수 팬이였다면
이런 칭찬 일색의 느낌을 피력하는데
스스로 부담스럽고 쑥스러웠겠지만,
아무 기대 없이 찾았고 순수하게 감상했기에
꼭 맞는 표현일지 알 순 없으나 '떳떳하게' 칭찬 일색의 관람평을
이렇게 내보일 수 있다고 자신한다.
머리를 흔들어 대거나 겉멋만 든 군더더기 몸짓이 아닌
단순하고 작지만 그러기에 더 대단해 보이는 모든 무대 위 모습들은,
연출되지 않은 자연스러움으로 감동을 배가 시킨다.
가죽바지에 긴머리, 체인과 헤드 뱅잉으로 무장한 록밴드가 아닌
청바지와 운동화 그리고 T셔츠만을 입고 보여주는
80년대 퀸의 캐나다 몬트리올에서의 공연은
무엇이 진정 음악을 느끼게 하는 요소인지
직접 증명해 주 듯 하다.
이 공연을 담은 필름은 퀸의 기타리스트였던 '브라이언 메이'에 의해
우연히 발견 된 후 첨단의 기술로 복구된 케이스다.
만약 이런 공연의 기록이 사라졌거나 영원히 묻혔다면 얼마나 큰 아쉬움일까...
존재함도 몰랐으니 아쉬움도 없었을라나?
극장을 나선 후 가슴이 후련해지고 그 공간에 뿌듯함이 채워지을 느꼈다, 오랜만이다...
영화가 아니니 많은 이들이 극장에 몰리진 않을테고,
볼 사람만 보고 인연이 닿은 이들만이 보고 내려질 작품이 될 것이란게 아쉽기만 하다.
관람 후 이 공연을 담은 CD와 퀸의 리드싱어의 인터뷰를 담은 책까지 사 보았으니
더 이상의 개인적 감동을 구구절절 늘어놓는 건 구차할 뿐이다.
극장에서 본 어떤 영화보다도 돈 아깝지 않고 시간 아깝지 않은 작품...
볼 수 있을 이들은 큰 인연이고 행운될 것이다.
결코 별5개가 아깝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