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에 대해 알고 싶은게 있었다.
불안이란 놈을 2가지 정도로 크게 나눠 본다면
그 종류나 성격은 서로 상반될 거라 보는데,
하나는 원인이 있는 불안이고,
하나는 원인이 없는 불안으로 봐서다.
개인적으로 이 분류를 기반으로 많이 궁금했다.
불안이란 개념이 너무 흔해진 세상에서
너도나도 불안하단 말을 쉽게 소비하고 살지만,
이게 항우울제나 항불안제를 먹어야 하는
관리와 치료의 대상으로 꼭 분류되야 상황들인지 해서.
만일, 이유가 있는 불안과 이유가 없는 불안이
비슷한 선상에서 취급된다면 어쩐지 불합리해 보였다.
여기서의 이유없는 불안은, 책과는 다른 견해처럼도 보이는데,
책은 공황장애 또는 특정 상황이나 대상에 대한
다양한 불안들 모두도 각각 불안의 종류들로 분류해 놓았으니,
심인성이라 할지라도 이미 이 모두를
이유있는 불안으로 정리해 놓은 것으로 보여졌고
그래서 이런 불안들 모두는 이유있는 불안에 가깝다고 봐 졌다.
하지만, 나로써는 이들 상당수도
이유없는 불안에 속한다고 생각은 됐다.
어찌됐건, 굳이 계속 불안에 이유가 있냐 없냐를
개인적으로 따져보고 싶은 이유라면,
반대로, 불안할 만한 일에 불안을 느끼는게 비정상적이고
그 이유마저 깊게 캐내봐야 하는 일인가 해서다.
심적으로 이유타당한 사연이 있었거나,
아님 조만간 힘든 뭔가가 예상될 때
불안감을 느낀다면 이것도 그냥 케어되야 할 불안인걸까?
삶으로써 불안을 바라보는 입장에선
그냥 뭉뚱그려 모든 불안을
결국 비슷한 불안이라 명명하고 싶어지진 않아진다.
겨울이 싫지만 그 시간이 다가오면 결국 올 겨울,
여름이 싫지만 그 시간이 되면 오게 될 여름,
그런 자연섭리 같은 현상같은게 불안이 건 아닐까하는.
불안 할만 하니까 불안하다면 그게
치유대상일지 부터가 불안에 대한
원초적 궁금증의 시작이었다.
나름 불안의 정의의 기준과 궁금증에서 출발해 봤던 이 책은,
다양한 각자의 불안 상황들과 그 주변인들의 관찰기가
자기고백처럼 엮어져 내용이 풍부해진 책이었다.
이렇게 각 챕터마다 다양한 불안들에 대해
사례들이 내용설명과 더해져 각각의 이해를 높여준다.
특히, 분리불안에 대해 존 볼비의 책 이외에는
특별히 읽을만한 보편적인 텍스트가 없었는데,
성인 분리불안에 겪어 온 한 여성과 그 배우자의 이야기가
한 사례로 등장하면서 매우 흥미롭게 읽기도 했다.
남녀 서로가 어떤 반응과 상황들을 겪으며 살고 있는지
본인들의 목소리로 직접 들어봄으로써
보통의 책이 줄 수 있는 것보다 많은 걸 이해해 볼 수 있었다.
어떤 종류의 불안이건 각자의 불안은
스스로의 삶을 초라하게 만든다는 생각도 든다.
병이라고 인식하고 살아가면서 어떤 식으로라도 노력하지만
그 치유의 길은 길고, 결국 몇걸음 앞으로 전진 후
다시 후퇴하는 제자리 걸음식 인생이 많았던 책 속 사연들,
그런게 대부분의 사연 속에서 읽혀지는 듯도 했다.
네거티브한 시선을 던지듯 한 말은 아니지만,
불안이 생활화 된 본인의 삶과 주변인들의 삶은
사실 많이 위축돼 보이는 건 사실이었다.
심리학이 위주로 소개된 책이기에
인지행동치료가 주된 방법으로 소개됐고,
이외로 약물을 통한 개선방법 또한
상당한 지면을 할애해 비중있게 다루기도 하는 책이다.
앞부분엔 편도체 등 뇌의 불안구조를 비치해 둔 것과
초중반부터는 사례를 주로 다루고
점차 치료과정으로 마무리 해가는 그 구성도 좋았다.
불안에 대해 종합적으로 많은 것을 담은 좋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