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제목만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읽지는 못했던 이 책을 리커버 후 기념으로 나온
이번 기회에 드디어 읽게 되었다.
당시도 유명했던 이 책의 유명세나 광고카피 때문인지
읽으면서 많은 부분의 내용들이 마치
읽었던 책처럼 익숙하게 느껴지는 내용들도 있었지만,
대강의 줄거리처럼만 인지하고 있던 대부분의 내용들을
실제 다 갖춰진 문장과 문맥으로써 제대로 접하게 되니
대강 알던 내용들과는 또다른 맛을 주는 면이 매우 많았다.
그 중, 신입사원을 뽑는 선발기준 중 하나로
밥 빨리 먹는 사람을 뽑았다는 내용은,
이 책을 읽기전에도 이런 내용이 있는 책이 있는 건 알았지만
그게 이 책이었는지는 정확히 몰랐다가 알게 된 측면도 있고,
그런 기준을 정하고 진행했던 선발방식이
생각보다 간단하고 단순한 발상이었겠지만
수긍되는 효율성 있는 기준이었겠단 생각은 좀 있었는데,
실제 어떤 상황과 어떤 식의 그걸 채택했는지나 시험방식 등을
좀더 자세히 알게 되니, 그런 부수적인 내용과 더불어
간단하지만 새로운 것들도 느껴보게 해 주었다.
일본전산이 익숙했던 기업은 아니지만,
이 기업을 소개하는 책이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보더라도
어찌됐던 귀감이 될 만한 기업이니까
한권의 책으로 소개됐을거라는 것쯤은
독자 각자가 짐작 가능한 사실이란 것도 염두에 둘 만하다.
어찌됐건, 굴지의 기업이 된 어떤 기업도 그 작은 시작은 있었을 터,
이 책에도 그런 한부분이 짧지만 스토리까지 느껴지는 구성으로 담겨있다.
영세했던 일본전산의 시작점은 영세했고
처음 시작된 인재채용 이야기가 책의 초반부에 실려있다.
1975년 1기 공채를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부진한 결과.
보통의 취업박람회들처럼 부스를 마련하고
지원할 대기자들을 기다리던 일본전산측은,
적어도 20명쯤은 오지 않겠냐는 계산에
고급초밥까지 20인분을 준비해 뒀다고 한다.
하지만, 끝날 시간이 다 되어가도 한명도 등장하지 않은 첫 면접자리.
면접자가 하나없이 심사위원들만 주구장창 기다리는 상황이 된 것.
그러다, 준비한 초밥이 상할까봐 그냥 그걸
자기들끼리 먹게 된 자체 회식자리가 됐다고 당시를 회고한다.
이 에피소드를 회고하면서 당시 이 상황은 당연한 일처럼 떠올린다.
왜냐면, 알려지지 않은 회사에 사람이 몰리지 않은게 당연하단 느낌 정도로.
그렇게 실패했던 1기 공채 이후, 3달 뒤 다시 공채자리를 열었지만
이때도 이전의 반응과 똑같았고, 1달 후 다시 했지만 그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다, 1개월 뒤 드디어 참가자가 있는 공채선발을 해 볼 수 있게 되는데,
이때 찾아온 당시 지원자들이었던 회고하는 그 기억도 약간은 웃펐다.
책 그대로를 인용하자면 '어느 기업도 뽑지 않게 생긴' 지원자들처럼 보였다는.
나가모리 회장의 기억하는 이 사람들은 본인 표현으론 찌꺼기 같은 인재였다는 것.
당시 이 사람들이 자기 회사까지 오기 전에 어지간하면
이미 다른 곳에 취업됐을 만한 그런 사람들이 아니었다는 것.
미끄러지고 또 미끄러져 결국 자기 앞까지 오게됐단 것이다.
학점도 수준미달이었지만, 전공지식도 형편 없었던 지원자들로 그들을 기억했다.
이런 지원자들을 만나고 나서 그가 고민에 빠져있을 때
우연하게 자신에게 조언해 온 장인어른의 말 속에서 해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마, 장인이 오랜 군생활을 했던 직업군인이었던지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하는데,
그냥 기본은 된 사람을 뽑아보라 권했다.
머리가 좋진 않을지언정 맡은 일은 잘하는 사람이란 기준으로.
식사속도가 빠르고, 화장실 오가는데 짧게 걸리며,
씻는 속도도 빠른 사람이란 간단한 원칙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여기서 등장했던 스토리가 바로
내가 이 책을 읽기전에 대강 알고 있었던
밥 빨리 먹는 시험도 있었다는 그런 내용이었던 것.
이런 기준선정과 관련해 재미있던 속사정 중엔
이것도 시험인지라 모의시험을 해봤더니 먹는 스타일도 가지각색이더란 거.
그때 모의측정 기준으로 몇분 정도의 식사가 빠른 축이 될지
나름의 선발기준도 정하게 됐고, 최대한 어느 선까지
오래 식사시간이 걸리는 이들도 있는지 보기도 했다는 식.
최장 40분이 걸리는 사람도 있었다는 말에선
아무리 모의시험이지만 참 대단하다도 싶었다.
이렇게 소소한 이야기들 포함 일본전산의 여러 이야기들은
독특하지만 개성이 느껴지는 일본전산이라 회사의
여러 장점들을 이해해 볼 수 있게 해 주는데,
비슷한 이야기 중, 입사후 1년 정도
화장실 청소도 훈련이자 코스였다는 이야기도 이채로웠다.
화장실 청소 자체 때문이 아니라,
청소라는 간단해 보이는 루틴이 어떻게
긍정적 직원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했을지도 수긍이 가서.
사실 이 책의 성격은, 일본전산 자체의 성공스토리가 아니다.
한국인 저자가 쓴 일본전산을 모티브로 한 자기계발서로써
일본전산을 배울점을 들어가며 들여다 봄으로써
이 책을 읽게 될 독자들 각자가 동기부여 해 보거나
배우고 따라해 볼 수 있는 명제들을 소개한 책에 가깝다.
어찌보면 이런 측면이 경제관련이나 기업소개 형식의 책들보다
기억에 오래 남을 일본전산이란 회사도 알아보게 해주고
대놓고 자기계발서의 내용을 담은 책들보다
울림도 있었을거란 생각도 해보게 됐다.
읽으면서, 이 책의 내용이 왜 인기가 있었을지 짐작도 갔다.
간결하며, 검증된 성공스토리가 주는 현실성,
거기에 독특함이나 일본 특유의 문화 등도 가미되어
책 자체를 읽는 재미도 배가 됐던거 같다.
나처럼 이 책과 인연이 없었던 사람들도
이번엔 읽어볼 기회가 닿았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