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 벨리를 읽으면서 독자와 작가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면 이것도 행운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미 세상을 떠난 유명작가와 후세인들의 만남이란
그가 남긴 작품들과 기록들로 기인할텐데
완벽한 이해란 공상과학 소설처럼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그 시대로 돌아가보지 않는 이상 하나의 설일 뿐이고,
단지 그 설을 누가 더 공식력있게 잘 보이냐가
독자의 마음을 잘 잡고 더 믿음을 갖게 만드는
중요한 이유가 될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군주론으로 대표되는 마키아벨리는 세상을 이미 떠났지만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필요한 때마다 부활한다.
이번 부활은 한국의 김상근 교수에 의한 부활이고
그는 마키아벨리의 인간적인 면에서 더 접근해보는 방법을 썼다.
어떤 개인적 처지에서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에 대한
창작 모티브를 얻었고 무슨 목표로 이 책을 쓰게 됐는지
추론해봤고 직접 답사한 자료도 더해 독자에게 설명했다.
군주론에 대한 일독을 먼저 해본 이고
그 책에 대한 탁월한 공감을 느꼈다면
저자 마키아벨리에 대한 현시대를 사는 한 학자의 분석을
더 흥미롭고 재밌게 따라가며 읽을 수 있을거지만,
군주론을 전혀 모르더라도 많이 들어보긴 했던
마키아벨리나 군주론이란 책에 대해
한번 알아보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이 책을 잡는다해도
충분히 많은 읽을거리와 재미를 얻을만한 시간이 될 수 있겠다.
김상근 교수가 해설해 놓은 마키아벨리를 보면서
중국의 한비자와 많이 닮은 인생이었단 생각을 해봤다.
원칙적이고 강한 책을 쓴 두사람 모두
실제 당시의 삶은 보통 사람들의 비루함과
인정받지 못했던 많은 천재들의 운명을
피하진 못했다는 안타까운 공통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확실한 통치철학과 미래비전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들은 그 이상을 실현시킬 위치의 사람들이 아니었고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친다던지 아니면
누군가의 인정을 받음으로써 자신의 이상을 실현시킬 순 있는
중간다리 역할로써의 도박같은 운명이었다.
도박이란 건 따면 따는 거지만 잃을 수도 있는
도아니면 모일 수 있는 주체적이지 않은 게임,
그 게임처럼 마키아벨리나 한비자의 운명도
결국은 당시엔 타인의 선택에 맡겨진 삶이었다는 것이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이외에 그가 쓴 코메디 희곡인
'만드라골라'는 이런 느낌의 한가지 예처럼 다가선다.
군주론 등으로 인정받으려 했지만 오히려
사랑하면서 그냥 편안히 쓴 만드라골라라는 이 희곡이
도리어 마키아벨리에겐 얼마만큼의 경제적 지원과
삶의 재미를 줬었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가설이란 것은 공감을 불러 일으킬수 있어야 그 목적을 달성하는데
김상근 교수의 조사와 설들은 그것에 매우 근접했다고 느낀다.
이미 세상을 떠난 마키아벨리 본인의 육성을 들어볼 순 없는 이상
이런 분석의 노력이 돋보이는 책들이 실제 옛 위인들의
모습을 가장 잘 대변해 줄 수 있을 자료가 되어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