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본 글은 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청년팔이는 가성비가 높다. 우리 사회에서 청년세대는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약자화되어 있다. 절망과 포기, 좌절과 혐오 따위가 우리 사회에서 청년세대가 가진 주요한 이미지들이다. 따라서 이러한 '약자'들을 위해 무엇을 발화한다는 자체만으로도 그 행위는 상징적인 이익을 취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이 책도 일종의 '청년팔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작가가 청년을 단지 무기력한 존재로 단정짓지 않는다는 점에서 '대안적인' 청년팔이다.
책에 따르면 청년들은 이미지에 닿길 원한다. 이미지를 소유하길 원하고, 그 이미지 속에 있길 바란다. 가장 핫한 이미지를 빨리 누리길 원하고, 그 이미지에 닿지 못함에 안달한다. 이들은 밝고 화려한 이미지에 둘러싸여 스스로를 전시하고 그 안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이토록 화려하고 즐거운 인스타그램엔 절망이 없다. 사회에 만연한 청년세대에 대한 담론과는 너무나도 큰 간극이 존재한다. 이러한 간극이 존재하는 이유는 세대주의적인 청년론 속에서 청년의 주체성을 발휘하고자 하는 젊은 세대의 목소리가 위약적인 도구로써만 활용되기 때문이다.
최근 총선 관련 이슈에서 여당 영입인재를 둘러싼 데이트 폭력 논란이 이러한 현실을 여실히 드러낸다. 막연하게 청년이라는 주어를 앞세우다 보니 그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차원적인 불평등과 배제를 미처 고려하지 못한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세대 내의 불평등과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보다 많은 이들의 시야, 통찰, 능력을 사회 전체로 확장시켜 신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많은 청년들이 사회문제에 누구보다 절실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 방식이나 시야가 거대한 기득권의 대립에서 비껴나간 곳에 비스듬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젊은층을 '청년'의 이미지에 가두고 청년과 기성세대의 경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지금의 경향을 넘어서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소소함, 보통의 것, 일상, 오늘에 대한 긍정같은 인스타그램 속 이야기를 '극심한 경쟁', '팍팍한 현실', '불안정한 미래'로 인한 도피적 성향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자체에 대한 인식, 자기만족에 대한 섬세한 척도, 집단적이고 획일적인 삶의 기준 및 성향에 대한 비판의식으로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할 때 비로소 청년을 능동적 행위자로 인식하며 그들이 만들어내는 세대적 연결망을 읽어낼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