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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 미스터리

[도서] 전래 미스터리

홍정기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어린이의 동심을 자극하는 전래동화에 미스터리를 더해 어른들을 위한 잔혹하고 엽기적인 전래미스터리가 탄생했다.

"네 이년. 네가 보는 그대로 콩쥐는 살아 있었다. 콩쥐를 해하려 한 범인을 잡기 위해 수를 쓴것이니라. 고얀 년 같으니라고! 벽보에 붙인 방 어디에도 잘린 발목이 오른발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오른 발목이 잘렸다는 사실도 철저하게 함구했었다. 넌 어찌 알고 오른 발을 잘라 온것이더나?" p.45

'콩쥐 살인 사건'은 우리가 알고 있는 콩쥐 팥쥐를 한국식 잔혹동화로 표현했다고 할 수 있을것이다. 착한 콩쥐의 출생의 비밀, 그리고 사사건건 시비를 걸면서 괴롭히는 팥쥐와 팥쥐 엄마, 주인이었지만 바보같다면서 하대하며 괴롭히는 언년이까지.거기다 못된 년, 변태새끼 등의 전래동화라면 피했을 단어들이 드러나 어른을 위한 글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아이들이 읽는다면 충격그 자체일꺼같은 설정이었다.

나무꾼의 관음증은 사건이 지날수록 심각해졌고 급기야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시도때도 가리지 않게 되었다. p.65

선녀와 나무꾼이 기본 바탕으로 깔린 '나무꾼의 대위기'는 사슴의 도움으로 선녀의 날개옷을 훔치러 가는 것까지는 동일했으나 난데없이 선녀가 죽게 되고 나무꾼이 떨어뜨린 도끼가 빠져 산신령이 나타나 금도끼 은도끼가 떠오르는 듯하더니 억울하게 누명을 쓸뻔한 나무꾼을 토끼의 재판에 나오던 토끼가 나타나 나무꾼을 살려주기까지 거침없이 진행된다. 그렇게 자신을 구해준 토끼에게 고마움의 인사를 건네기도 전에 짱돌로 토끼의 목숨을 거두어야했던 나무꾼의 현실은 잔혹하기 짝이 없다.

낮에는 조신한 그녀가 밤마다 달이 저지르는 살인의 쾌감에 흥분하고 새벽녘이 되어서야 밀려드는 죄책감에 몸부림치는 것을. 밤낮이 다른 소녀의 이중생활을 아는 이는 오직 살인귀 달 뿐이었음을 아무도 몰랐다. p.151

떡을 팔러갔다 돌아오던 엄마는 흉년을 견디기 위해 먹기 시작한 사람고기 맛을 아는 살인귀에게 목숨을 잃었고, 그 살인귀는 딸인 해를 잡아먹기 위해 집으로 왔다. 살인귀는 알지 못했으나 그 곳에는 해뿐만이 아니라 달도 함께였다. 엄마의 얼굴가죽까지 뒤집어써가면서 들어가려던 그 집에서 마주친 식인귀(약장수 범씨)와 달. 살인귀와 식인귀가 맞부딪히니 결국 살인귀(달)가 이긴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와 같은 우애가 아니라 서로의 감정이 통해 있어 달이 저지르는 살인에 흥분하게 되는 달의 이야기 '살인귀 VS식인귀'는 잔인함 그자체였다. 엄마임을 증명하려고 엄마의 얼굴 가죽을 뒤집어쓸줄이야.

미호가 열살이 되던 해부터 집안에 이상한 일이 하나, 둘 벌어지기 시작했으니.... 그것은 괴이라고 밖에는 달리 설명할 말이 없었다. p.156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부터 미호이기에 여우 누이를 떠올리면서 읽어나갔던 '연쇄도살마'는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 닭과 소의 간 뿐만 아니라 동생인 삼남이의 간 마저 빼먹은 존재가 늑대에게 물렸던 일남이였다니. 거기다 일남이가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늑대로 변한다는 사실은 의외의 전개였다. 내용을 읽을때만 해도 부부가 탐탁지 않아 하던 이남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건 착각에 불과했지만 그런 부부로 인해 이남이는 부모를 죽이기까지 하는 모습은 안타까웠다.

백정의 아들로 태어난 파란 눈을 가졌던 아이가 마을에서 충격적인 사건들을 겪는 중에 자신의 눈 색깔을 주고 받았던 사례인 나무 조각. 그 나무 조각으로 생을 즐겼던 이야기를 보여준 '스위치'는 자신의 삶의 방식이 흡족헀는지 횡설수설 이야기를 늘어놓아 살짝 정신 없어보이는 듯 하더니 마지막에는 혹부리 할아버지를 연상시켰다. 작가님께서 적어두신것처럼 사이코스릴러라는 말이 제격이었다.

외국에는 존재하는 잔혹동화가 우리나라에는 시도되지 않았던 것은 아이들의 동심을 파괴시키지 않으려는 의도였을것이다. 그리하여 전래동화를 잔혹하게 미스터리화 시킨 전재 미스터리는 새로웠고 읽는 내내 아는 전래동화를 떠올리는 재미도 있어서 좋았다. 이 책으로 작가님의 다른 책도 궁금해진다.

#전래미스터리 #홍정기소설집 #몽실북스 #북블로거 #내돈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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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나난

    이토록 잔인하다니 하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들이었는데 그래서 더 재미나게 읽혔습니다. 우수리뷰 축하드려요~!

    2022.07.06 20:07 댓글쓰기
  • 허밍

    오 이런류의 소설 너무 좋아요
    우수리뷰 선정되신것 축하드립니다

    2022.07.06 20:30 댓글쓰기
  • 탱할탱매

    한 여름에 읽기에는 안성 맞춤인 것 같습니다. 좋은 리뷰를 읽고 감사의 댓글과 추천 남깁니다. 아울러 우수 리뷰에 선정 되심에 진심으로 축하 드리며 응원합니다.

    2022.07.06 23:00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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