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의 인연으로 만나게 된 인친님께서 선물해주셔서 읽게 된 《오베라는 남자》는 전세계 800만부 판매를 하고, 올해 톰행크스 주연으로 '오토라는 남자'로 영화개봉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사실 원작을 읽고 나면 영화화되었을때 기대감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이 영화는 한번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처음 《오베라는 남자》의 이야기를 보면서 영화 트루먼쇼를 떠올렸다. 뭔가 특별할 꺼 없는 이야기들 속에 오베의 일상을 내가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짜증날 때 짜증내고, 주변 이웃들이 아무곳에나 쓰레기를 버린 것은 아닌지 순찰을 도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일까? 이야기 속의 '오베'를 보면서 마음의 적적함을 달래고자 주변 이웃에게 잔소리를 해대는 모습이 마치 우리 주변의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지금 사는 곳에 10년 넘게 살고 있다보니 주변 이웃들의 모습을 보다보면 자식과 손주들이 오기를 기다리시기도 하고, 혼자 사시면서 머리는 하얗게 되시고 기억력도 없어지시는지 어르신 유치원을 다니시는 할머니도 보인다. 그런 분들을 볼때면 마음이 짠해져 시부모님과 친정에 자주 찾아뵈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먼저 부인을 보내고 난 '오베'는 혼자 살면서도 자신만의 원칙을 고수한다. 아무도 자신의 집에 들어오지 않았음에도 라디에이터의 적정온도가 올라갔는지 확인하는 모습이 짠하게 느껴졌다. 그런 행동들을 자신의 부인이 와서 온도를 바꾸어두었을지도 모른다는 식으로 이야기 하고 있어서 더욱 그랬다. 게다가 다른 사람이 주는 음식은 먹지 않는것 또한 자신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니 '오베'는 고집이 조금 센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오베가 세상을 흑백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색깔이었다. 그녀는 오베가 볼 수 있는 색깔의 전부였다. P.69
그런 온세상의 색깔과도 같은 존재가 옆에 없다는 것. 얼마나 슬픈일일까. 그것은 상상을 할 수도 없다. 하지만 '오베'는 그런 슬픔에만 빠져 있지 않다. 그녀를 생각하면 꽃을 사오고, 집에 없는 그녀가 자신이 정해둔 규칙과 다르게 무언가를 해 두지 않았을까 하며 찾아보기도 하고, 그녀에게 읖조리듯 이야기를 건네기도 한다. '오베'는 너무나 쓸쓸해보이면서도 따스한 사람임을 오베라는 남자를 읽으면서 알 수 있었다. 투박한 듯하면서도 살가운 그의 모습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