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를 하는 동안 김훈의 휴대폰 벨 소리가 여러 번 울렸다. 히히힝~ 2년째 울리고 있는 벨 소리는 사람의 ‘말’이 아닌, 동물 ‘말’의 울음 소리다. 누군가는 깜짝 놀라며 “이게 무슨 소리인가요?”라고 김훈에게 물었고, 그는 “광개토대왕의 말 소리”라고 우스갯소리를 날렸다. 김훈의 일산 작업실에는 각종 전집과 평전, 판례법전, 돋보기, 침상, 자전거, 등 대단한 물건들이 꽤 많이 전시되어 있다. 그러나 그 중 가장 귀한 것을 꼽아본다면 철가방이다. 그가 ‘글’로 인정한 원고들이 철가방 속에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