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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오도르 샤세리오 <베니스의 오셀로와 데스데모나>

 

 

<셰익 스피어 인 러브>

 

 

                5강 오셀로

 

권오숙 (외대 영문과 교수)

 

작품 개요

 

배경: 베니스와 사이프러스 섬

장르: 비극

집필연도: 1604년경

원전: 이탈리아의 제랄디 친디오가 쓴 백개의 이야기중 제3권 제7베니스의 무어인

특징: 다른 비극들과 달리 국가적 차원의 비극이 아니라 가정 비극이다.

 

 오셀로의 비극적 결함은 질투심

 

오셀로는 모든 등장인물들이 칭송을 아끼지 않는 고결하고, 관대하며, 품위있는 인격의 소유자이었다. 그러나 이아고의 중상과 모략으로 인해 질투심에 사로잡히자 그 감정은 그의 이성을 압도하고 만다. 셰익스피어의 비극에서는 흔히 이렇게 감정이 이성을 압도할 때(passion over reason) 주인공은 비극적 상황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흔히 오셀로가 지닌 성격적 결함은 그의 강렬한 질투심이라고 말한다.

   

오셀로와 데스데모나의 사랑

 

오셀로와 데스데모나는 국적, 나이, 인종을 뛰어넘어 서로 사랑하게 된다. 무어 인 장군 오셀로는 베니스의 지체 높은 가문의 아름다운 여인 데스데모나의 사랑을 얻어 비밀리에 결혼을 했다. 오셀로는 피부색이 검은 이방인 용병이었을 뿐만 아니라 데스데모나와 비교해 나이도 훨씬 많았다. 브라밴쇼는 평소 심기가 깊고 사리가 밝았던 자신의 딸이 이런 뜻밖의 혼인을 맺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오셀로가 뭔가 사악한 요술이나 마약 따위를 써서 데스데모나를 홀려 분별력을 흐려놓았다고 주장했다. 그도 그럴 것이 누가 보더라도 참하고 얌전한 규수였으며 그동안 수많은 귀공자들의 청혼을 마다했던 데스데모나가 연령도, 인종도 자신과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오셀로와 사랑에 빠졌다는 것이 어느 모로 보나 자연의 순리에 어긋나 보였기 때문이다.

  

오셀로의 마법-인생담

 

하지만 오셀로가 데스데모나의 마음을 사는 데 쓴 마법은 자신의 인생 이야기였다. 데스데모나는 오셀로가 아버지 브라밴쇼에게 들려주는 인생이야기와 경험담을 엿들으면서 그가 젊은 시절에 겪은 고난과 수난에 눈물 흘리곤 했다. 남다르게 연민의 정이 많았던 데스데모나는 그런 그를 동정하여 사랑하게 되었고 오셀로 또한 자신을 동정해주는 데스데모나의 어진 마음에 반해 사랑에 빠졌던 것이다.

   

남성들간의 연대

 

브라밴쇼는 아비의 눈을 속여 가며 자연의 순리에 어긋나는 남편을 멋대로 택한 딸에 대해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 이때 브라밴쇼는 오셀로에게 무어인이여! 내 딸년을 잘 지켜보게. 아비를 속인 것이 남편인들 못 속이겠는가?(13292-3)”라고 충고한다. 극 후반에 데스데모나를 살해하면서 그녀를 죽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더 많은 남자들을 배신할 것이다. ”(5.2.6)이라는 대사도 여성의 주체적 욕망에 대한 남성간의 유대 의식이라 볼 수 있다.

  

이아고의 언어의 덫

 

이아고는 겉과 속이 너무나 다른 표리부동한 인간이었다. 그는 달콤한 언변으로 시커먼 속셈을 숨기고 있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모두 그를 믿고 신뢰했다. 이아고는 오셀로 앞에서는 대단히 충직하고 정직한 체 행동했다. 하지만 그는 부관이 되고자 했던 자신의 욕망이 좌절되고 그 자리를 젊고 경험도 없는 캐시오란 자가 차지하자 두 사람 모두에게 심한 증오심을 갖게 되었다. 이아고는 대단히 냉소적이다. 그는 질투심, 부러움, 증오에 사로잡혀 다른 사람들이 지닌 미덕이나 장점을 못 견뎌 하며 그것들을 부정적으로 해석한다. 베니스 사회나 여성에 대해 쏟아 붓는 비난조의 담론에서도 그의 부정적 냉소주의가 느껴진다. 캐서린 베이츠(Catherine Bates)는 그가 극의 중심에 자리잡고 앉아서 너무나 섬세하고 눈으로 불 수 없기에 파괴적인 힘을 발휘하는 허구를 잣고 있다.”고 말했다.

   

이아고의 의처증

 

이아고도 오셀로와 마찬가지로 의처증에 사로잡혀 있다. 그는 오셀로와 캐시오가 자신의 아내 이밀리어와 잠자리를 같이 했다는 공허한 의심에 사로잡혀 있다. 다음 대사 속에는 오셀로가 질투심으로 겪고 있는 심리적 고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렇듯 성적 상상력에 시달리는 이아고에게는 자기 아내 에밀리어와 데스데모나를 포함한 베니스 여자들 대부분이 창녀이고 베니스는 자기와 오셀로처럼 오쟁이진 남편들 천지로 생각된다.

 

외양과 실재

 

셰익스피어는 그의 많은 작품 속에서 외양과 실제의 괴리 현상을 자주 다루고 있다. 리어 왕에서도 거너릴과 리건의 사랑표현과 그들의 내면이 서로 일치하지 않았듯이 솔직하고 충직한 척하는 이아고의 외양과 그의 음흉하고 사악한 실체 사이에는 엄청난 괴리가 있다. 비극의 많은 주인공들이 이 외양과 실체를 파악하는 분별력의 부족으로 비극적 상황에 빠지게 된다.

 

손수건 한 장

 

이 손수건은 오셀로가 데스데모나에게 준 첫 선물로 특별한 의미를 지닌 것이었다. 오셀로의 설명에 의하면 그 손수건의 짜임에는 마법이 엮여 있어 그것을 지니는 동안에는 남편의 사랑을 받지만 잃어버리거나 남에게 주어버리면 남편의 혐오를 받게 된다. “처녀 미라의 심장에서 짜낸 물감으로 물들인 실로 수가 놓여졌다는 이 손수건은 여성의 순결에 대한 남성들의 욕망과 불안감을 기호화한 텍스트이다.

 

 아내의 순결(honor)는 곧 남자의 명예(honor)

 

이 극에서 아내의 정절에 내 목숨을 걸겠다”(1.3.294)는 오셀로의 맹세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데스데모나의 순결은 남성으로서의 명예를 지켜주는 기표이다. 그래서 데스데모나의 부정을 의심하게 되자 다이아나의 얼굴같이 깨끗하던 나의 이름이 마치 내 얼굴같이 더럽고 검게 되었다고 한탄한다. 또한 데스데모나를 살해하고 나서도 증오심 때문이 아니라 오직 명예 때문에”(5.2.296) 살인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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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청은

    아 ~남자의 질투는 여자의 질투보다 더하군요 ^^ 질투는 남을 괴롭히는 것 보다도 자신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 같아요 ~ 그래도 사랑하니까 질투를 하는 거 겠지요 ㅋㅋ 왠만하면 둥글게 둥글게 사는 것이 ㅋㅋㅋ 오셀로 너무 무서워요 ~~ 근데 데스데모나가 바람을 피우지 않았는데도 죽인 건가요? 궁금합니다 +_+
    내일의 리뷰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_+ ~~~~~~

    2011.11.26 16:35 댓글쓰기
    • 기쁨주기

      바람을 피웠다고 오해했죠^^. 맞아요 질투는 사랑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격한 감정이죠.
      질투는 나의 힘이란 영화 제목 생각나는군요. 사랑이 깊을수록 소유욕도 강해질 것이고 그러면 질투란 감정도 더 커질 것 같군요

      2011.11.26 21:07
  • 아르뛰르

    미처 생각지 못한 손수건의 의미가...
    오셀로를 다시 읽어볼 때가 한 번은 오겠군요.^^

    2011.11.26 17:46 댓글쓰기
    • 기쁨주기

      이때부터 손수건이 이별의 상징이 되었나?
      죽음으로 하는 이별^^

      2011.11.26 21:08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가끔 느끼는 거지만... 질투는 여자의 전유물처럼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도 않은것 같아요... 으미... 남자의 질투도 무서워요.

    2011.11.26 20:10 댓글쓰기
    • 기쁨주기

      한 사람에 대한 사랑이 깊을수록 짙투도 커지는 것 같아요. 가끔은 질투라는 감정으로 부부 사이를 점검하는 것고 괜찮을 것 같군요....ㅎㅎ

      2011.11.26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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