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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기타 까페의 추억: 추억으로 봉한 음악편지

[CD] 통기타 까페의 추억: 추억으로 봉한 음악편지

Various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중년시대의 향수’
이런 제목이 반가운 것을 보면 자신이 늙다리 아저씨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영화 ‘셜록 홈즈’를 보면서 정신없이 존 이유도 거기에 있을 것이다. 자신의 나이에, 정서에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작년 영화  ‘Sunny’에 700만 이상의 관객이 몰린 것도 자신이 살아왔던 젊음의 한때를 추억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외모와 춤을 앞세운 아이돌 가수들의 허벅지를 쳐다보는 것이 민망스러운 늙다리들은 TV를 틀어도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는 프로 하나 없기에 문화에 대한 갈증을 풀기가 어려웠는데, 작년 추석에 특집으로 방영된 ‘세시봉’이 시청률 20%에 근접하는 반향을 일으켰다. 그 인기로 인해 MBC는 작년 연말에 한 번 더 늙다리 아저씨 아줌마들의 감성을 자극했는데 ‘세시봉 친구들’이다.

 

아날로그적인 감성에 익숙한 늙다리 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편지와 라디오였고, 그 바탕은 서정적인 감성이다. 노래의 가사는 시처럼 다가왔고 순수했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청바지를 입고 무대에 올라온 가수는 기타 하나를 의지해 노래한다. 이제 슬슬 여가의 삶을 즐길 수 있도록 늙다리들의 감성을 자극한 것이 세시봉이었고 그 열풍은 작년 한 해 동안 지속이 되었다.    

내 젊음도 ‘청바지, 생맥주, 통기타’로 대변되던 시절
트윈폴리오의 노래는 그 젊음의 순수를 가장 빛나게 했다. 가난했지만 인간미가 있었고 낭만이 있던 시절 LP 한 장은 소중한 자산이다. 그중의 하나가 트윈폴리오의 처음이자 마지막 앨범인 ‘트윈 리사이틀’은 마지막까지 아끼던 앨범이지만 몇 범의 이사 끝에 내 손을 떠나고 말았다. 다시 한 번 공연장에서 이들의 노래를 듣고 싶었지만 가보지 못했는데 방송에서 만나는 그들은 언제나 젊음의 모습에서 변함이 없다. 조금만 카메라 샷을 멀리서 잡으면 아직도 30대와 같은 풋풋함이 있지만 저들도 세월의 흐름을 이길 수 없다. 아니 세월과 함께 살아온 자연스러움이 오히려 저들을 더 빛나게 한다.

 

자연스러운 삶에 익숙한 자유인 조영남은 아직도 어떤 툴에 가둘 수 없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지고 있다.
윤형주와 나이 차이가 9개월에 불과하지만 막내인 김세환은 언제나 티셔츠 차림인데 잘 어울린다. 거기에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웃음은 여전하다.
말끔한 모습의 윤형주는 매사가 원칙적이고 빈틈이 없을 것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거기에 여성적인 감성은 아직도 유효하고 간간히 터지는 유머도 그를 빛나게 한다.
자신의 한복처럼 넉넉한 모습의 송창식은 점점 더 기인의 모습으로 바뀌고 있지만 그의 독특한 정신세계는 멋있다. 영화 ‘바보들의 행진’속에 삽입된 그의 노래는 대중적으로 가장 큰 인기를 얻었지만 왠지 자신하고는 멀어지는 그를 보며 아쉬워했던 기억이 있다. 

 

이상하다.
윤형주와 송창식은 솔로도 더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그들은 언제나 둘이 함께 노래할 때 멋있다. 화음이 가장 어울리는 듀엣이다. 트윈폴리오의 음반을 처음 들었을 때의 감동이 지금도 기억되는 것은 스테레오 전축에서 윤형주와 송창식의 목소리가 분리되다가 모아지는 아름다움을 처음 경험했기 때문이다.

‘세시봉 친구들’을 보면 가장 감동적인 것 하나는 40년 이상을 함께 노래한 그들의 아름다운 하모니가 오직 연습을 통해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그 정도 함께 노래했으면 기타 튜닝이나 해보고 노래하면 나오는 줄 알았다. 그런데 연습이라니……. 감동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다. ^^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고 싶지만 그것이 어려운 이유는 준비가 안 되어 있기 때문이다.
요즘 “너 때문이야”라고 문제의 핵심을 상대방으로 돌리고 앉아 자신을 위로하는 못된 모습의 자신을 보면서 깨달음을 얻는다.

송창식과 윤형주가 함께 노래하는 ‘향수’를 들으면서부터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이 노래들을 들으며 저들이 ‘세시봉 친구들’에서 함께 부른 조영남, 김세환, 트윈폴리오의 노래들을 음반으로 영원히 들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갖는다. 그런데 음반이 왜 안 나올까?

 

‘통기타 카페의 추억’은 조영남, 김세환, 트윈폴리오등이 노래한 원곡들을 모아놓은 편집음반이다. 그래서 아쉽다. 원곡보다 이들의 노래가 더 늙다리 아저씨의 감성에 어울린다.
    
2개의 시디로 구성된 ‘통기타 카페의 추억’속에는 늙다리 세대라면 누구나 좋아했을
Let It Be Me,
Save The Last Dance For Me
Sea Of Heartbreak
Wooly Bully
You Mean Everything To Me
L'immensita 등 42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42곡 중에 영화 '펄프픽션' 삽입되어 더 친숙해진 ‘Wooly Bully’ 들어 보세요
점심시간인데 약간 몸을 흔드는 것도 좋겠군요! 
존 트라볼타와 우마 서먼처럼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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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콩순이

    세시봉 친구들중 조영남씨는 세상을 뜨신 후에야 제대로 된 평가가 나올 것 같네요...기쁨님 말씀처럼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인데다 각 경계를 넘나드는 재능으로 어디에 가둘 수 없는 분이시죠...그의 찬송가를 예전에 들은 적이 있는데 가슴을 울리더군요...기회가 될리는 없겠지만 만약 주어진다면 이 분의 책 사들고 가 사인받고 싶네요...^--^

    2012.01.04 12:42 댓글쓰기
    • 기쁨주기

      찬송가를 잘 불러 빌리그래함 목사에게 발탁될 정도면 실력있죠?
      사인 받고 싶을 정도면 굉장한 팬이시군요. 저는 조용남씨의 그림 솜씨가 부러워요.

      2012.01.04 22:53
  • 파워블로그 청은

    저도 세씨봉 완전 좋아하는데 ~ 놀러와에 출연했을때 이들의 존재감에 완전 반해버렸지요 ^^ 노래를 목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온 몸으로 하는 것이라는 걸 제대로 깨닫게 해주었던 것 같아요 .. 조영남 무지 싫어하다가 좋아지게 된 반전도 이루게 된 프로였구요 ㅋㅋㅋ
    음악을 한다는 것 , 엄청난 축복인 것 같아요 ^^ 예전에는 기타도 치고 했는데 이젠 손이 굳어버려서 ㅠ.ㅠ 노래방에 가서 고음불가의 노래를 할 때마다 서글퍼지네요 ㅋㅋㅋ 통키타 까페의 추억의 노래나 들으며 자조를 ㅋㅋㅋ ~~~~~좋은 음악 소개 감사해요 ^^ㅎㅎ

    2012.01.04 14:03 댓글쓰기
    • 기쁨주기

      저만 세시봉을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드림님도 많이 좋아하시는군요. 드림님의 고음불가 노래 솜씨를 한번 들어야 하는데....ㅋㅋ. 저는 노래방을 블로그 친구들 하고 2번 가봤어요.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 지 그 이유를 알았답니다.
      재미있었답니다.^^

      2012.01.04 22:58
  • 세시봉은 통기타죠!!! 아하하 저도 존재감에 떨었답니다^^추억의 노래들은 나이가 많던 어리던 그만한 감동을 받는 것 같아요^^

    2012.01.04 14:13 댓글쓰기
    • 기쁨주기

      한문화님도 세시봉....ㅋㅋ
      언제 한번 날 잡아서 세시봉 노래 경연대회 한번 해야겠군요^^

      2012.01.04 22:59
    • 오오!! 자신있습니다 (?? ) 아하하 날 잡으면 기쁨주기님의 노래도 들을 수 있는 것인가요^^

      2012.01.05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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