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욕망을 가지고 있다. 생존 욕구를 넘어가면, 인정받고 싶어하고 타인과 공감을 나누고 싶어한다. 타인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고 싶어한다. 그 핵심은 마음을 읽고 마음을 사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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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1. 점술사의 운명 |
프랑스 왕 루이 11세에게는 점성술사가 있었다. 왕은 그의 말을 신뢰했고 고마워했다. 어느 날 그는 왕의 여인이 보름 내 죽는다는 예언을 하고 참모들은 이 기회에 그를 죽이려 한다. 그렇지 않아도 그가 미웠는데 이런 얘기를 하자 “자기 예언을 증명하기 위해 여인을 죽이려 할지도 모른다”고 모함을 한다. 마음이 흔들린 왕을 그를 죽이려고 어두컴컴한 방으로 끌고 간다. 죽이기 전 왕은 예언자에게 당신 운명을 점쳐보라고 얘기한다. 눈치를 챈 그는 이렇게 답을 한다. “저는 폐하께서 돌아가시기 사흘 전에 죽을 운명입니다.” 깜짝 놀란 왕은 계획을 취소하고 그를 살려준다. 말 한 마디로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난 것이다. 상대의 마음을 읽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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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 말썽 직원으로 성과 내기 |
캘리포니아 퍼몬트시에 GM공장이 있었다. 결근율 20%, 빈번한 약물복용과 알코올중독, 노조와 경영진의 대립 등으로 생산성은 최하였다. 설립 20년만인 1982년 이 공장은 폐쇄된다. 하지만 1984년 도요타는 이 공장을 경영하는 조건으로 GM과 합작으로 누미라는 합작회사를 만든다. 말썽 많던 직원의 85%를 그대로 재고용하고 25명의 노사협상위원회도 그대로 유지한다. 이 공장은 2년 후 이전의 GM 대비 60% 높은 생산성을 보인다. 설립 20년이 지나도록 단 한 명도 해고하지 않는 기록을 세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도요타는 600명의 블루칼라 직원을 3주에서 몇 달간 도요타 공장에 보낸다. 공장을 구경하고 필요한 자문과 도움을 달라는 부탁도 함께한다. 불신과 투쟁으로 가득했던 패잔병들에게 자동차회사를 컨설팅 해 달라는 부탁을 한 것이다. 인정이 그들을 움직였다. 통제와 불신에 찌들었던 그들을 인정했고 그들은 거기에 보답했다. 협상학의 로저 피셔 교수는 설득과 협상에는 5가지가 필요하다고 얘기했다. AAASR가 그것이다. Appreciation, Affiliation, Autonomy, Status, Role 이다. 즉, 인정, 협력, 자율성, 지위와 역할에 대한 인정 등이 그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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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3. 남북전쟁과 화합 |
5년 간의 남북전쟁(1861-1865)으로 북군 36만이 죽고 남군은 26만이 전사했다. 엄청난 사상자고 상처다. 근데 별다른 후유증이 없다. 항복한 남군을 지혜롭게 다룬 북군의 정책 때문이다. 1865년 남부연합의 수도 버지니아 리치몬드의 함락 이후 대세가 기울었다. 남쪽의 로버트 리 장군은 더 이상의 인명 손실을 막기 위해 1865년 4월 9일 북군 그랜트 장군을 찾아가 항복을 한다. 관례대로 허리에 찬 군도를 풀어 그에게 바치려 했다. 그러자 그랜트 장군이 그의 손을 잡으며 이렇게 말했다. “리 장군님, 멕시코 전쟁 때 제가 장군님을 모셨는데 기억이 나십니까?” 그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리 장군은 1807년생으로 그랜트보다 15년 위였다. 그는 1843년 웨스트포인트 육사를 졸업했고 그랜트의 14년 선배로 1852년 이 학교 교장을 지냈다. 두 사람은 서로의 기억을 떠올리며 대화를 이어갔고 모든 원한은 눈 녹듯 사라지고 일체감을 갖게 되었다. 그랜트 장군은 남군의 항복에 따라 남군 전원의 귀향과 무기반환 및 2만 5천명의 패잔병에 대한 식사대접이라는 조건을 제시했다. 협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관대했다. 이 조치로 남측병사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고 이로 인해 미국은 화합을 이루었다. 그랜트 장군은 사람의 마음을 잘 읽은 사람이다. 상대의 입장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줌으로서 멋진 결과를 이루어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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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4. 숨겨진 욕구를 읽어라 |
협상을 위해서는 시간을 제한하는 것도 방법이다. 백 번 선을 보고도 결혼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에게 “평생이 아닌 3년 동안만 살 사람을 찾아보라”고 권유해보라. 3년 동안만 살고 마음에 안 들면 그때 가서 헤어져도 좋다는 조건이다. 어떨까? 거짓말처럼 쉽게 짝을 찾을 수 있었다. 이를 시간의 ‘베트나’라 부른다. 실제 협상에서 이런 일을 적용할 수 있다. 하워드 휴즈는 엄청난 부자다. 그는 당시 잘 나가는 제인 러셀이란 인기배우와 7년간 전속계약을 하고 싶었다. 러셀은 일시불로 100만 달러를 요구했다. 하지만 휴즈는 60만 달러만 쓰고 싶었다. 근데 성공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 그의 설득 논리는 이렇다. “100만 달러를 일시불로 받으면 세금으로 반을 내야 한다. 너무 손해다. 이를 쪼개서 받으면 그럴 염려가 없다. 또, 한꺼번에 돈을 받으면 위험하다. 강도를 만날 수도 있고 잘못된 투자로 돈을 날릴 수도 있다. 하지만 해마다 5만 달러씩 받으면 앞으로 20년간 받을 수 있다. 얼마나 안정적인가?”
1978년 캠프 데이비드 협상으로 중동에는 평화가 온다. 오랜 전쟁과 반목을 끝내고 이스라엘과 이집트가 협상에 합의를 한 것이다. 결코 쉽지 않았던 일이었다. 갈등의 근원은 1967년 6일 전쟁에서 빼앗긴 이집트가 빼앗긴 시나이 반도 때문이다. 이집트는 시나이 반도의 무조건적인 반환을 요구했다. 이스라엘은 일부만 반환하겠다고 버텼다. 입장 차이가 컸다. 지미 카터가 중재에 나섰다. 유능한 변호사 사이러스 밴스를 가운데 두고 사다트 대통령과 베긴 총리 양쪽 입장을 고려했다. 그는 두 사람을 캠프 데이비드 산장으로 불렀고 베긴 총리의 손자 손녀 사진을 준비했다. 사진을 보여주며 “이 아이들에게 평화로운 미래를 물려주자”고 호소했다. 베긴은 입술을 떨며 그 동안 할 수 없었던 어려운 얘기를 허심탄회하게 했다. 감성적 접근으로 베긴의 마음 문을 열고 그의 입장이 아닌 진정한 욕구에 관심을 가졌다. 이스라엘이 시나이 반도를 반환하지 않은 것은 땅을 원해서가 아니라 안전보장 때문이었다. 반면 이집트는 자존심을 지키고 싶어했다. 땅을 돌려주지 않는데 어떻게 협상을 하겠느냐는 논리다. 결론은 이렇다. 시나이 반도를 돌려주되 반도 내에서는 무장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로서 이스라엘은 안전을 보장 받았고 이집트는 땅을 돌려받았다.
이처럼 설득에서는 사람들의 숨겨진 욕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읽고 설득하는데 도움이 되길 기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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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북멘토] 한근태 | 한스컨설팅 대표, 서울과학종합대학원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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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서울 출생으로 경복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섬유공학과를 나와 한때 (주)럭키화학 중앙연구소(현 LG화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국비유학생으로 선발되어 미국에 유학, 애크론대학에서 고분자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헬싱키대학에서 경영학(석사)을 공부했다. 대우자동차 최연소 이사로 잘나가던 대기업 임원자리를 과감히 박차고 나와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인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재 한국리더십센터 전문위원으로, 한스컨설팅 대표로,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로 대한민국의 경영수준을 업그레이드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매주 www.emars.co.kr를 통해 ‘행복의 편지(한스레터)’도 배달하고 있다. 저서로 『나를 위한 룰을 만들어라』, 『40대에 다시 쓰는 내 인생의 이력서』, 『회사가 희망이다』, 『리더의 언어』, 『경영의 최전선을 가다』, 『세계 최고 교수들에게 배우는 MBA』, 『리더십 핸드북』 외 다수가 있다. |
저자 소개 :
여현덕 |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사 및 동 대학원 정치학과 석사, 박사, 현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및 유엔령(令) 평화대학 아태센터 운영위원, 2018평창올림픽 유치위원회 자문위원, 암스테르담 소재 GRI(지속가능성평가보고기관) 교육훈련 평가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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