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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ret Garden - The Ultimate Secret Garden (한국 특별판)

[CD] Secret Garden - The Ultimate Secret Garden (한국 특별판)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책은 보통 잠자는 지성을 깨운다.
가끔 지성은 오만과 독선을 가져오기에 책을 많이 읽는 사람에 대하여 인간미가 없다는 말을 한다.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를 읽으며 얻은 깨달음이 하나 있는데 책은 ‘감수성이 다 얼어붙었을 때 그것을 깨우는 도끼가 되어야 한다.’는 구절이다. 각박한 현실 때문이지 모르지만 자신도 오감으로 느끼는 아름다움과 순수의 감성은 사라지고 분노, 욕망, 좌절 등의 부정적인 감정에 오염되어 있다. 

 

봄은 감수성이 살아나는 계절이 아닐까?
겨우내 죽은 것처럼 보였던 나무들이 화려한 꽃을 피운 모습을 보면서 “아름답다”고 했는데 이 단어가 낯선 이유는 너무 오랜만에 사용한 단어이기 때문이다. 감수성이 죽어있기에 아름다움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슬픔이다.   보통 책을 읽을 때는 집중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음악을 듣지 않는다.
그러나 ‘책은 도끼다’는 그냥 읽기에는 건조한 것 같아 감수성의 회복을 위해 CD 꽂이 속에서 Secret Garden의 ‘The Ultimate Secret Garden’ 꺼냈다. 2004년에 발매된 앨범이니까 꽤 세월의 흔적도 느껴지는데 가끔 한밤중에 깨어 CD를 걸면 이성은 잠을 자고 감성이 깨어나기에 좋아하는 음반이다.

 

한 때 기독교의 근본주의자들이 뉴에이지 음악을 ‘사탄의 음악’이라며 그들의 음악을 듣는 것을 신앙적으로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매도했지만 지금은 그런 소리가 쏙 들어갔다. ‘시크릿 가든’도 뉴에이지의 선봉으로 불렸기에 그들의 음악을 들으며 죄의식이 있었다. “혹시 정말 그런 것 아냐?”
그러나 ‘The Ultimate Secret Garden’ 음반 속에는 신앙적으로도 믿음을 인정받고 있는 소프라노 신영옥이 노래한 Adagio, Hymn to Hope, Song from a Secret Garden 등 3곡이 들어 있다.
특히 ‘Swan’은 그들의 대표곡 ‘Adagio’에 영문가사를 붙여 신영옥에게 헌정했다고 하니 자부심도 느낄 수 있다. 또 6번 트랙에 있는 ‘You Raise Me Up’ 은 조쉬 그로반이 리메이크해서 더욱 유명해 졌는데 사랑의 교회에서는 전교인이 좋아하는 가스펠송 10위 안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것만 보더라도 시크릿 가든을 색안경 쓰고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시크릿 가든은 노르웨이 출신의 작곡가 롤프 러브랜드(Rolf Lovland)와 아일랜드 태생의 바이올리니스트 피오누알라 셰리(Fionnuala Sherry)에 의해 결성된 2인조 뉴 에이지 뮤지션인데 뉴에이지란 말보다 크로스 오버 그룹으로 부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우리나라의 음반업자들은 뉴에이지란 단어가 들어간 음반이 잘 팔리니까 두루뭉술하게 다 뉴에이지로 묶었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음악이 다양하기에 앞으로는 장르를 더 세분화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시크릿 가든이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1995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서 노래가 아닌 연주 곡 '녹턴(Nocturne)'으로 우승했는데 연주곡이 우승한 것은 최초라고 한다. ‘Nocturne’을 필두로 이들의 연주곡은 우리나라의 드라마나 CF 배경음악으로 쓰여 듣는 이들의 슬픔을 자극한다.

 

이들의 음악적 특징은 슬픔이다.
피오누알라 셰리(Fionnuala Sherry) 의 바이올린 연주는 애절하고 롤프 러브랜드(Rolf Lovland) 의 피아노는 차분하게 슬픔을 받아준다. 시크릿 가든의 음악은 그래서 외로울 때, 슬플 때 또 한 밤중에 홀로 들을 때 매력이 있다. 슬픔으로 슬픔을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영옥에게 헌정한 ‘Swan’은 그녀의 청아한 목소리를 통해 슬픔의 끝이 어디인가를 알게 한다. 그녀의 목소리는 봄바람처럼 날리지만 시크릿 가든의 무거운 현악연주는 봄바람과 함께 온 먼지가 눈에 들어온 것 같은 아픔을 느끼게 한다. 아픔을 느끼는 것은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다.
  
봄은 방구석에 처박혀 책이나 읽는 자신의 모습을 비웃을 때가 있다.
창가에 찾아온 햇살은 책보다 더 넓은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며 “나가라”고 한다. 봄비는 창밖에만 내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에도 촉촉이 아프게 내린다. 이때 듣는 시크릿 가든의 음악은 마음을 가라앉히지만 박웅현은 그것을 감수성이라고 한다. ‘책은 도끼다’를 읽는 속도는 더딜지라도 시크릿 가든의 음악을 배경삼아 읽고 싶다. 가끔은 읽던 책을 덮더라도 슬픈 음악에 마음을 빼앗기는 것은 자신이 살아있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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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활자중독

    아웅~. 증말 이 이 이 음악 어치켜 어치켜.... 에잉... 촉촉한 가슴의 대지를 함빡 적시는구만요. 몬살아, 몬살아. 선곡이 매일 쥑인다 아입니까.ㅎㅎ 곡 무드와 어울리지 않게 매양 푼수 떨고 가 굉장히 미안스럽지만서도. 애니웨이, 다달한 한 주 되소서! *^^*

    2012.04.23 13:40 댓글쓰기
    • 기쁨주기

      웃을 일 별로 없는데 글사랑님의 댓글 때문에 웃는 답니다......ㅎㅎ
      제가 마음이 좀 꼬브라져 그런지 좀 서정적인 슬픔이 좋은 것 같답니다. ^^

      2012.04.23 23:22
  • 파란토끼13호

    기쁨주기님은 DJ도하셔야겠어요.이 음악을 들으면 아무리 오만과 독선을 가진자라도 견딜수 없을것 같아요. 정말 음악 잘듣고 갑니다.

    2012.04.23 14:22 댓글쓰기
    • 기쁨주기

      기회가 주어지면 하고 싶어요. 북카페에서...ㅎㅎㅎ
      괜히 마음 좀 가라 앉히는 곡 좋답니다.

      2012.04.23 23:23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나는 왜 드라마 제목이 생각나는 걸까요? 이렇게 비가 오고 난후... 흐릿한 이런날... 들으면 좋을것 같아요... 근데 사실... 오늘은 좀... 방방 떠야 하는뎅... ^^

    2012.04.23 16:03 댓글쓰기
    • 기쁨주기

      이들의 곡이 CF나 드라마의 배경음악으로 많이 사용되었기에 그럴거야.
      아들 글 잘썼으니까 아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며...ㅎㅎㅎ

      2012.04.23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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