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직장이 그렇겠지만, 나의 일터도 항상 공정하지만은 않고 항상 이상적이지도 않다. 그런 곳에 녹아든지 어언 십 년. 나도 모르는 사이 이 곳의 ‘스티븐스’가 되어 무비판적으로 이 조직을 숭배하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경각심이 든다. 직장인으로서 항상 ‘이상’만 좇아갈 수는 없기에 ‘현실’을 살아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 ‘현실’에만 갇혀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놓치면 도태되고 이용당하겠지. 아, 어렵다. 개인적 실존과 전문가적 실존 사이에서 나는 얼마나 균형있게 움직여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