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밥이 보약이다라는 말을 한다. 그만큼 음식이 사람의 몸에, 삶에 미치는 영향 또한 상당하다. 약을 챙겨먹기보다 음식으로 해결해보려고 했던 사람이라면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좋은 것인지 한번쯤 고민해본 적 또한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찾으려고 하면 어떤 음식이 좋은지, 또 어떤 효능이 있는지 검색하는 것도 쉽지 않다. 내가 넘쳐나는 광고와 사기를 의심하며 적당히 거른 경험이 있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런 이유 때문인지 현직 한의사이자 레이디 경향에서 2년간 이름을 걸고 연재한 내용을 책으로 엮어 냈다는 부분에 관심이 갔었다.
하나의 음식을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재료는 생각보다 다양하다. 맛과 영양의 조합을 따져먹는 음식이라면 더더욱. 다양한 재료들 하나하나씩은 분명 어떤 효과들이 있겠지만 어떤것이 메인이되고 어떤것이 부재료가 되는지는 순전히 요리하는 사람에게 달려있다. 이런 이야기를 왜 하냐고 묻는다면 책의 시작쯤 이런 말이 있기 때문이다. '식재료 추천은 재료의 여러 효능 중 한 가지를 부각해 소제목으로 뽑은 것으로 이는 식재료를 친근하게 소개하려는 의도'라고. 그리고 덧붙여 말하길 식재료를 어떤 효능으로 추천했다고 해서 약의 개념으로 접근하지는 말아달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음식이 오랜 시간 사람의 몸을 변화시키듯 아예 관련이 없다하기에도 애매하므로 스스로 적당히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려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 같은 경우엔 손발이 차가울 때 먹는 연근이나 종아리에 쥐가 난 날 먹는 모과, 피부가 건조할 때 먹는 무화과 등을 기억해둬야겠다 싶었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99가지 음식들은 각각 무기력함, 피곤함, 예민함, 긴장감, 차가움, 불편함, 아름다움, 무거움, 갑갑함, 아픔, 나의 사소함, 특별한 당신이라는 범주 아래 분류되어 있다. 재료에 관한 설명이 본문에서 간략한 일러스트와 함께 식재료가 가지고 있는 효능으로 이어지고 마지막에 자리한 200%채우기에서는 식재료를 더 맛있게 먹는 법이나 주의할 점 등이 더 수록되어 있어 흥미로도 읽기 좋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증상에 어떤 음식이 도움이 될까라는 가벼운 호기심이나 음식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보고자 한다면 재밌게 볼 수 있을만한 책이었다.